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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번째야”... 전쟁통 러시아, LNG선박 계약 또 해지

기산(箕山) 2022. 11. 28. 23:39

https://v.daum.net/v/20221128210600327

 

“벌써 몇번째야”... 전쟁통 러시아, LNG선박 계약 또 해지

 

오수현 문광민 입력 2022. 11. 28. 21:06

 

대우조선, 러 국영선사 수주 LNG선 3척 모두 계약취소
“러, 금융결제망서 퇴출돼 잔금 받을 방법 없어 불가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조선업계는 국제 금융결제망에서

러시아가 퇴출당한 여파로 잔금을 받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취소하고 있고,

자동차 업계는 러시아 현지에 원자재 공급이 중단된 여파로

수개월 째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조선업계는

계약 취소한 물량 중 이미 공정이 진행된 선박을

새 주인에게 재판매해 손해를 최소화하고 있고,

차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가동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5일 러시아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20년 수주한 물량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쇄빙LNG선 3척을 모두 8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는데,

앞서 2척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계약해지 했다.

 

이번 계약 해지로 마지막 남아 있던 물량까지

모두 해지하게 됐다.

 

계속된 계약해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가해진 제재로

국제결제망(SWIFT)에서 퇴출되면서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브콤플로트는 러시아 국영선사인 탓에

서방의 제재 대상 기업 명단에도 올라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사 자금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서로 합의하에 조정할 여지가 있지만,

이번 건은 잔금을 받을 여지가 원천 봉쇄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관련 선박을 필요로 하는 새 선주사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도

소브콤플로트로부터 5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던

LNG선 3척 계약을 지난 7월 모두 해지한 뒤

관련 선박들을 새 선주사 측에 모두 재판매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속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소브콤플로트 물량 계약 해지로 남아 있는

러시아 수주 잔고는 없다”며

일단 러시아 리스크에선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대 러시아 수주 잔고는

약 60억달러(8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중공업 잔고가 51억달러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이 7억7000만달러로 뒤를 잇는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아틱·북극) LNG-2’ 프로젝트에 참여해

선박 블록과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아틱 LNG-2는

러시아 시베리아 기단(Gydan) 반도에 있는 가스전 이름으로,

러시아가 2025년까지 연간 1980만t의 LNG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 중인 초대형 가스전 프로젝트다.

 

대우조선해양이 계약해지한 LNG선 3척도

모두 이 프로젝트에서 발주한 물량이다.

 

삼성중공업은

계약해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수주 규모가 큰 데다

아틱 LNG-2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 국영 조선사 즈베즈다,

 

국영 해운사 소브콤플로트 등이 모두 참여한 프로젝트라

계약해지를 할 경우

향후 러시아의 관계가 회복 불가할 정도로 훼손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러시아 관련 수주 잔량 20척 중 3척만 공정에 돌입했고,

나머지는 아직 설계단계”라며

공정에 돌입한 3척 계약액은 8억6000만달러인데

이중 5억달러를 지급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단계인 17척 물량에 대해서도 6억달러의 선수금을

받아놓은 터라

이미 공정에 돌입한 선박을 인도하지 못하더라도

금전적 손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해지한 대우조선해양도 고심이 크긴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LNG선은

얼음을 깨며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쇄빙선인 탓에

수요처가 일반 LNG선에 비해 많지 않아

새주인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지난 3월부터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1~10월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선

현지 내수용 17만4251대, 수출용 2만1960대 등

총 19만6211대를 생산해 판매했다.

 

올해는 현지 내수용 3만7036대, 수출용 6598대 등

총 4만363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8% 줄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1~12월 기준 117.1%로 전체 공장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오는 12월 말까지

가동 중단 상태를 유지한다면 올해 가동률은 21.4%에

그치게 된다.

 

러시아 시장을 놓고 현대차그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5억유로(당시 약 7500억원)를 투입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설립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총 37만여 대를 판매해

러시아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르노,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잇달아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하자

러시아 현지 매체는 현대차그룹의 철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러시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