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러, 친하긴 한데 '깐부'는 아냐".. 터키·중국 복잡한 심경

기산(箕山) 2022. 3. 29. 02:42

https://news.v.daum.net/v/20220328181616394

 

[ET]

"러, 친하긴 한데 '깐부'는 아냐".. 터키·중국 복잡한 심경

 

                                                                                   서영민 입력 2022. 03. 28. 18:16

 

 

 

[앵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나라들의 속내가 복잡합니다.

대놓고 편을 들 수도, 등을 돌릴 수도 없기 때문인데요.

경제적 이유가 크다고 합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입장이 난처해진 나라들, 어딘가요?

 

[기자]

여러 나라가 있지만, 터키, 중국, 이 두 곳이 대표적입니다.

두 나라 모두 이번 전쟁을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친하다, 그건 맞단 건데,

그런데 터키는 '나토(NATO)' 회원국 아닌가요?

 

[기자]

네, 한때는 미국 편, 나토로 똘똘 뭉쳤는데, 상황은 2016년 급변했습니다.

에르도안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군사 쿠데타가 났었죠?

터키는 쿠데타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봅니다.

이때 미국에 화난 터키에 '친하게 지내자' 손짓 보낸 게, 푸틴입니다.

이후 양국은 급속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터키는 우크라이나와도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가깝습니다.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중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덕분입니다.

 

[앵커]

복잡하군요.

나토 회원국에다, 우크라이나와도 관계가 좋은데 러시아와는 특별한 관계다?

 

[기자]

네, 경제는 더 그렇습니다.

에너지와 원자재, 무역, 관광에 이르기까지 터키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습니다.

석유, 천연가스 등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밀 수입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합해서 80%,

터키 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은, 지난해 기준 전체 관광객 중

1/4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광객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터키 경제가 지금 큰 혼란에 빠져있지 않습니까?

 

[기자]

저희 ET에서 석 달 전쯤에 터키 경제가 엉망이어서

어쩌면 악마의 크림이라 불리는 저 크림 못 먹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전쟁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단 한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50% 넘게 폭등했습니다.

최근 20년 최고치입니다.

일각에선 실제 물가상승률은 120%가 넘는단 분석이 나옵니다.

이스탄불의 동네 가게들은 지금 유지비를 줄이려고 불도 반만 켜놓고 장사하고요,

가격표는 수시로 바꿔 적습니다.

해바라기씨 기름은 고갈 우려에 사재기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주민 :

"3개월 전 치즈는 한 덩이에 40~50리라였는데,

지금은 70~80리라입니다.

달걀 한 판도 25리라였는데 지금은 45리라입니다."]

 

[앵커]

전쟁 여파도 있겠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정책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기자]

네, 고금리 정책 펴야 하는데 저금리 정책을 펴는 식의 비시장 정책을 펴죠.

이 때문에 외화 유출 심해졌고 리라화 가치는 50% 안팎 폭락했습니다.

설상가상 전쟁 때문에 수출대금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은행 통한 결제가 많은데

지금 스위프트, 국제결제망에서 러시아가 퇴출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친러 중립'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도 '친러'지만 대놓고는 못합니다

우크라이나와도 우호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는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밀어붙이는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적인 관문입니다.

유럽으로 가는 길목이다 보니 공을 상당히 들였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 50여 곳이 진출해서 철도, 발전소, 통신망 등

인프라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고,

중국도 우크라이나가 최대 옥수수 수입국입니다.

 

[앵커]

미국과 EU는 물론 우크라이나 눈치도 봐야 한다...

그래도 러시아 손은 꽉 잡고 있잖아요?

 

[기자]

우선은 '에너지' 때문이죠.

최근 석탄 부족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잖아요?

에너지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지난번 정상회담 때 양국이 천연가스 공급 장기 계약을 실제 체결하기도 했죠.

미·중 경쟁에서 미국 견제에 러시아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드러내놓고 한쪽을 지지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 상황을 대화로 풀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 한다는 보도에 "가짜 뉴스"라며 반박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엔 인도적 지원밖에 못 하겠고,

그러니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무슨 담요 같은 걸 지원한단 소리냐"며

중국을 맹비난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죠.

터키와 중국, 둘 다 이렇게 곤란해하는데 최근 러시아의 행보는 두 나라를

더 난처하게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두 나라는 '우호국'이니까 비트코인으로 에너지 수출 대금 결제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앵커]

러시아는 '깐부'라는 거 같은데,

터키, 중국은 '깐부'까지는 아니라는 거 같고...

심경이 복잡할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https://news.v.daum.net/v/20220329115939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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