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daum.net/v/20201118220812654
[팩트체크] '횡단보도 우회전 단속' 도는 글 확인해보니
이가혁 기자 입력 2020.11.18. 22:08
[앵커]
어제(17일)부터 소셜미디어와 게시판에 이런 받은 글,
이른바 '지라시'가 빠르게 퍼졌습니다.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끼고 우회전하는 차는
경찰 단속에 걸린다",
"단속 경찰관들이 캠코더를 들고 쫙 깔릴 거다" 등의 내용입니다.
"횡단보도를 지나서 우회전하는 규정 좀 어렵다, 말들이 엇갈린다"
이런 의견들이 많았는데요.
확실하게 저희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경찰이 집중 단속을 할 거라는 건 맞는 얘기입니까?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경찰청은 "특별히 단속 강화 방침을 내린 것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 8월부터 우회전 시
보행자 보호 의무를 홍보해왔는데, 이게 오해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단속 대상인 건 맞습니까?
실제로 대부분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녹색불일 때
우회전하는 차들이 많잖아요?
[기자]
언론 보도나 온라인상 정보들도 조금씩 내용이 달랐습니다.
경찰청 관련 부서 두 곳과 서울경찰청,
대구경찰청 등에 복수로 확인했습니다.
중요한 건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우회전 직전에 만난 횡단보도,
차량 신호등이 적색불이면 차는 일단 이 신호에 맞춰 멈춰야 합니다.
이때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지고 보행자가 있는 경우에는,
차는 정지선을 넘어가면 안 됩니다.
보행자가 다 건너가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는 경우에는,
보행자 신호가 녹색이더라도 차가 통과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만난 횡단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보행자가 없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서행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주곤/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이어도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보행자가 없다면 차가 통과해도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운전자가 서행하면서 주위를 살펴 통과하는 게
중요합니다.]
들으신 것처럼 서행하면서 주위를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왜냐, 이렇게 보행 신호 중에 우회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우회전 도중에 직진 차선에서 오는 차와 부딪히거나,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낼 경우,
운전자에게 신호 안 지키고 보행자 보호 안 한 책임이 생깁니다.
12대 중과실입니다.
현재 우회전 규정은 쉽게 말해
운전자가 차량 정지 신호도, 보행 신호를 무시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교통 흐름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해준 겁니다.
당연히, 그 조건은 '보행자나 다른 차 진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주의 의무'입니다.
이 의무를 못 지키고 사고를 내면
경찰, 법원 모두 단속 때보다 더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합니다.
[앵커]
정리하면
사고를 내면 신호위반, 주의 의무를 다하면 위반이 아니다, 이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단속의 핵심 목적은 보행자 보호입니다.
예를 들어 우회전을 하던 운전자가 뒤늦게 보행자를 발견해
횡단보도 안에서 차를 멈춘 경우,
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 가까이 휙 지나가는 경우는
단속 대상입니다.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이 부과됩니다.
[앵커]
'녹색불이어도 갈 수 있다'가 아니라,
'보행자가 없는 완전히 안전한 경우 매우 조심해서
갈 수 있다'라고 봐야겠군요.
[기자]
바로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국무조정실은 우회전 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는지 살피고 서행하면 되는 현재 규정을
무조건 횡단보도 전에 일시정지하는 걸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 역시 우회전 시 보행자 최우선이라는 원칙 때문인 겁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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