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

만주사변 84주년 맞은 중국인들 "국치일 절대 못잊어"

기산(箕山) 2015. 9. 18. 17:07

만주사변 84주년 맞은 중국인들 "국치일 절대 못잊어"

 

                                                                                                      연합뉴스 | 입력 2015.09.18. 15:04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9월18일은 일본의 중국 침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입니다.

중국인으로서는 치욕스러운 날이지만 이 수모를 절대 잊지말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선양 역사박물관을 찾은 한 관람객)"

 

18일 오전 9시18분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성도 선양(瀋陽)에서는

도심의 9개 로(路:동서로 난 도로)와 18개 가(街:남북으로 난 도로)의 차량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3분동안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선양 시민들은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1931년 9월18일 일제가 남만주 철도를 폭파하고 이를 중국 군벌 장쉐량(張學良) 군대 소행이라고 핑계대며

만주 일대를 본격적으로 침략한 역사의 아픔을 되새겼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일본군의 만주사변 침략을 고발하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대형 기념물을 살펴보고 있다. 2015.9.18     realism@yna.co.kr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일본군의 만주사변 침략을 고발하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대형 기념물을 살펴보고 있다. 2015.9.18 realism@yna.co.kr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일제 만행를 고발하는 자료를 관람한 청년층들은 "힘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고 입을 모았다. 2015.9.18     realism@yna.co.kr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일제 만행를 고발하는 자료를 관람한 청년층들은 "힘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고 입을 모았다.

2015.9.18 realism@yna.co.kr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일본군의 만주사변 발발 84주년을 맞아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역사박물관'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2015.9.18     realism@yna.co.kr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일본군의 만주사변 발발 84주년을 맞아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9.18역사박물관'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2015.9.18 realism@yna.co.kr

 

 

올해로 84주년을 맞은 이 사건을

중국에서는 '9·18 만주사변'이라 부르며 선양에 '9·18 역사박물관'을 세워

인민들이 일제 침략상을 잊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선양시 북동쪽 다둥(大東)구 왕화난졔(望花南街)에 있는 역사박물관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관람객들과 각급 학교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끊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관람객 1인당 5위안(약 900원)의 입장료를 받았으나 최근에 무료로 바뀌었다.

 

입구로 들어서면

펼쳐놓은 달력을 연상시키는 높이 18m, 넓이 30m 규모의 대형 기념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콘크리트 재질에 화강암으로 장식된 기념물 앞면 오른쪽에 '9월18일 금요일 농력신미년(農曆辛未年)' 등

사건 발생 연월일이 적혀있고 왼쪽에는 58개의 글자로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기념물 뒤편에 3층짜리 역사박물관이 자리했다.

박물관 정면홀에는 '국가의 치욕을 잊지 말자'(勿忘國恥)는 글귀가 새겨진 흑색대리석이 있고

상단에 시계를 설치해 9·18 사건이 발생한 오후 10시20분에 시침을 고정시켰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사건의 발생 과정과 역사적 배경, 남만주 철도 폭발장소, 동북지방 함락 등에 관한 설명 패널과 자료가 전시됐다.

 

일본 침략군이 동북지방에서 중국인을 총칼로 학살한 장면과 항일투쟁가들을 처형하고 참수한 머리를 모아놓은

사진 등이 관람객들에게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보여준다.

 

일본군의 대량 학살로 마을 주민들의 유골 수십 구가 발견돼 '킬링 필드'를 떠오르게 하는 재현 코너도 있다.

 

전시관 한편에는 세균전으로 악명높은 관동군 제731부대의 악행을 고발하는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됐고,

일본군 군의관이 중국인 '마루타'(丸太:생체실험 피해자)를 생체실험하는 장면이 모형으로 재현됐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온 뤼보(呂拔·64)씨는

"전시물을 살펴보면서 일제의 만행을 확인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는 침략을 당하지 말아야겠고 이제는 중국도 그런 힘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친구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20대 여성 자오(趙) 모씨는

"일본군인들이 중국사람을 왜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했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이곳에 와서 마음이 불편하지만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3층에는

일제에 맞서 싸운 중국인들의 항일 운동자료와 당시 활약한 무장투쟁가들의 사적, 항일투쟁을 이끈

공산당의 업적 등이 전시됐다.

집을 떠나 야산에 산채를 짓고 항일투쟁과 교육을 병행하던 활약상도 실물크기 모형으로 재현됐다.

 

중국 청(淸)나라 마지막 황제인 푸이(溥儀)가 신해혁명으로 퇴위했다가

일제에 의해 만주국 황제로 즉위하는 장면도 축소 모형으로 전시됐다.

 

전시물을 유심히 살펴보던 우(吳) 모(37)씨는

"국치일을 맞아 당시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텐진(天津)에서 찾아왔다"며

"일본 침략자들이 14년간 중국을 점령하고 너무도 많은 죄악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의 손을 잡고 전시관 곳곳을 둘러본 천(陳) 모(7)군은

"일본사람들이 중국에 쳐들어와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었다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배웠다"면서

"나라를 지키는데 힘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realism@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