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잇단 구설..295일만에 낙마한 윤진숙
연합뉴스 입력 2014.02.06 19:43 수정 2014.02.06 19:46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청문회부터 온갖 질타받아…오염사고 실언에 발목
취임 전 인사청문회 단계부터 온갖 자질 논란에 휩싸였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잇단 구설에 오른 끝에 결국 중도 낙마했다.
지난해 4월 17일 장관으로 취임한 그는 295일 만에 경질됐다.
300일을 눈앞에 뒀지만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다.
윤 장관은 국무위원 자격 검증 단계인 인사청문회 때부터 자질 논란이 제기됐지만
야당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장관 자리에 올랐다.
↑ 윤진숙 장관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여수 기름유출사고' 대응책 협의 당정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 << 연합뉴스DB >>
↑ 현장에서는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린 사진 <<연합뉴스DB >>
인사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특유의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던 시도로 혹독한 질타를 받았지만,
흔치 않은 '여성 해양전문가'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가까스로 해수부 수장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 해양 오염 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윤 장관은 이번 사고가 터지고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일부터 구설에 올랐다.
사고 당일에 신속하게 현장에 오지 않고 하루 늦게서야 왔다고 피해 어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는 당시
"보상문제는 원유사와 보험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 역할에 선을 그어 주민 가슴에 불을 질렀다.
나프타 냄새가 진동하는 현장에서는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린 사진이 보도되는 통에
여론의 집중공격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지난 3일에는 방송 뉴스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독감으로 인한 기침 때문이었다"며 "그걸 두고 제가 냄새 때문에 코를 막았다고 하는
이상한 얘기가 자꾸 들리더라. 오해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이 자꾸 구설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인기 덕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웃음 띤 얼굴로 말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5일 새누리당 당정협의에서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한 발언은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경질론이 흘러나왔다.
윤 장관은
1990년 항만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7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책임연구원으로 시작해
해양수산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종사한 연구원 출신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부활한 해수부의 첫 장관이 됐지만
결국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끝에 불명예 퇴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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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발언이 치명타..'진흙 속 진주' 낙마
윤진숙 해수부 장관 경질..설화가 부른 '10개월 장관'
머니투데이 김익태| 우경희 기자
입력 2014.02.06 21:06 수정 2014.02.06 21:40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채 11개월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6일 낙마했다.
연이은 돌출발언으로 여론이 악화 된데다 조직 장악에도 애를 먹었던 터라
관가 안팎에서는 낙마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청문회를 쉽게 통과할 요량으로 능력이 제대로 검증 안 된 후보자를 내세운 것이
장관 낙마에 따른 행정공백을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여수 기름유출사고 대응 미숙 2014년 2월 6일 경질
◇ '진흙 속의 진주' 결국 10개월 만에 낙마
윤 장관은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 출신이다.
행정경험이 없어 장관 후보자 임명 초기부터 관료집단 장악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윤 장관을 '진흙 속 진주'로 비유하며 임명을 강행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 인사에서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모두
혹독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교체되는 일대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 가운데 윤 장관은 여성에 미혼이고 재산도 적었다.
병역기피나 재산증식은 물론 전관예우 논란 등에서 비켜나 있었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자질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윤 장관은 업무의 핵심은 물론 대강의 정황도 파악하지 않고 청문회장에 나타나 국회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청와대는 윤 장관에 대해 최문기 미래부 장관 등과 엮어 임명을 강행했다.
어렵게 취임한 윤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큰 폭의 인사를 예고하는 등 조직 다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청문회 과정을 목격한 관료집단을 흔들거나 비집고 들어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윤 장관은 5년만에 부활한 해수부를 가까스로 추스르며 재임 기간 중에는 큰 탈 없이 무난한 행보를 보였다.
결국 취임 후 첫 번째 사건인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안이한 초동대응과 연이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경질 대상이 됐다
◇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 발언이 치명타
윤 장관이 해임 된 건 지난 5일 기름 유출사고 관련 긴급 당정협의에 참석,
피해 보상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방안을 설명하다 "1차 피해는 GS칼텍스고, 2차 피해는 어민들"이라고 말한 게
결정타가 됐다는 게 청와대 분위기다.
지난 1일 사고 현장 방문 당시 피해 주민들 앞에서 손으로 코를 막으며
"처음에는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 받아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지만,
넘어갈 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차 피해자로 경제손실 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 자체가 무너진 지역주민들이 아닌 GS칼텍스를 꼽자
'주무장관이 GS 대변인이냐'는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대통령의 경고가 나온 지 10일도 안 돼 나온 GS칼텍스 발언에 모두 할 말을 잃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6일 오전부터는 새누리당에서 강력한 해임 촉구 요구가 쏟아졌다.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의 공세가 거세졌고, 이렇게 여론이 악화되면 6·4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거였다.
정 총리는 오전 대정부 질의에서 "본인도 죄송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윤 장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오후 들어 돌연 해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험악한 분위기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실언 후 국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장관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6시 넘어 해임 건의를 했고, 박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다.
윤 장관의 '자진 사퇴'가 아닌 '해임' 조치를 취한 건 박 대통령의 공직기강 다잡기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의 해임건의권 행사로 경질된 국무위원은 2명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해수부 장관이 됐다.
지난 2003년 10월 최낙정 전 해수부 장관도 고건 전 총리의 해임건의로 낙마했다.
머니투데이 김익태기자 e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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