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5000만원 뚝 … 박원순에 떠는 재건축시장
박원순 시장 “속도 조절” 공약
사업지연될까 호가 수천만원 하락
한강르네상스 지역은 백지화 걱정
중앙일보 | 박일한 | 입력 2011.11.01 00:32
박원순 시장
"아무래도 사업이 지연되겠죠. 그러면 부담금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나빠질 텐데…."
![](http://i2.media.daumcdn.net/photo-media/201111/01/joongang/20111101003239541.jpg)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사무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사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새 시장이 재건축 사업에 부정적이어서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집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오늘 하루만 수십 건 받았다"며
"이미 개발계획이 확정된 지역이어서 사업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http://i2.media.daumcdn.net/photo-media/201111/01/joongang/20111101003239552.gif)
개포주공 단지 내 상가에 몰려 있는 중개업소들은 썰렁했다.
중개업소들은 "집을 사려는 사람은 물론 문의전화조차 자취를 감추었다"며 씁쓸해했다.
이날 개포주공 2단지 72㎡형은 전주보다 5000만원 떨어진 9억8000만원에,
1단지 52㎡형은 2000만원 빠진 8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인근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박 시장 당선 뒤 아파트마다 평균 3000만원 정도씩 호가가 빠졌다"며
"사업이 진척되면서 다소 늘어나던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4단지 36㎡형을 계약하기로 했던 사람이 오늘 아침 '좀 더 기다리겠다'며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맞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찬바람이 거세다.
낡은 도심 주거지를 새 아파트촌으로 개발하는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급매물이 늘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재개발·재건축 속도와 시기 조절을 가장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기 시작했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는
지난 주말 이후 2000만~4000만원씩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주택형별로 서너 개씩 늘었다.
둔촌동 LG공인 곽은경 사장은
"지난주 초 6억2000만원이던 52㎡형이 지금은 5억8000만원으로
일주일 새 4000만원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한강변 개발 계획인 한강르네상스 사업지역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민 반발 등에 부닥쳐 대부분 아직 개발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데
박 시장이 사업 자체를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마포구 합정동 야후공인 정효상 사장은
"사업이 아예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개발 속도가 느려 소형주택 지분이 연초 3.3㎡당 40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빠졌는데
더욱 크게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 지역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성수전략정비구역 분위기도 어둡다.
성수동 영동공인 전종득 사장은
"1년에 두세 건밖에 거래가 안 돼 급매물이 어느새 150여 개로 확 늘었다"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재건축·재개발 구역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있다.
J & K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더 이상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기존 재개발·재건축 지역 가운데
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의 희소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곳들 중에서 소형주택 비중이 높은 구역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먹구름이 낀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소형주택 전망은 앞으로 더욱 밝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임 시장은 임기 내 8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원룸 등
소형주택을 짓는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단기간에 임대주택을 8만 가구나 공급하려면 매입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며
"소형주택 소유자에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 jumpcut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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