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척으로 133척 격퇴, 이순신의 '명량대첩' 완벽 부활!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입력 : 2011.10.06 14:37 / 수정 : 2011.10.06 14:51
2011 명량대첩축제에 36만 관객 몰려 성황
일본 수군 133척의 배가 전라남도 울돌목에 나타났다.
조선의 바다가 풍전등화에 놓인 상황에서 조선 수군의 수장 이순신은 단 13척의 배를 이끌고 맞섰다.
초속 5m에 달하는 울돌목의 유속에 일본 수군은 허둥댔고 민초들의 공격까지 더해져 그곳 바다는 불바다가 됐다.
이는 414년 전, 세계 해전사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승을 이끈 이순신의 '명량대첩'의 주요 내용이다.
이 역사의 한 장면이 지난 주말 전라남도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바다에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 것이다.
역사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는 이번 축제는 전라남도와 해남·진도군이 주최했고
3일간 36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강강술래 경연대회와 메밀꽃밭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중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단연 명량해전을 재현한 것이다.
재현은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해남과 진도의 1천여 명의 어민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해 진행됐다.
백의종군 중이던 이순신은 일본의 침략에 다시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돼 전장으로 나섰다.
진도대교를 사이에 두고 왼편에서 붉은 깃발을 단 133척의 일본 수군이 몰려왔다.
출정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오른편에서 우리 수군이 등장했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순신의 비장한 각오가 담긴 이 말에 우리 군은 물론 일반 백성들도 울돌목에서
일본군에 맞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화포에 맞은 일본 군함에서는 붉은 연기가 치솟았고 활에 맞은 일본 수군은 바다로 떨어졌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재현에 관람객들은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30분 동안의 치열한 전투가 우리의 승리로 끝나자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재현이 끝난 후 해상에서는 거북선과 실제 판옥선이 울돌목을 돌며
명량해전의 승리를 축하하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당당하게 바다를 지켜낸 우리 수군의 모습에 외국인 관람객도 환호했다.
재현 행사를 관람한 스티브 (Steve Grob. 미국, 64)씨는
"재현의 모든 부분이 즐거웠고 흥미로웠어요."라며 "한국역사는 정말 매혹적이고 훌륭하네요."라고 말했다.
가족과 축제를 찾은 김수경(경기도 평택시, 43)씨는
"이순신 장군의 지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라며
"우리나라의 대단한 업적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에 좋은 행사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명량대첩 재현행사와 함께 강강술래 공연대회도 이목을 끌었다.
강강술래는 임진왜란 당시에 적의 군사에게 해안을 경비하는 우리 군세의 많음을 보이기 위해 비롯됐다.
대회에는 성인과 청소년 부분에 각각 10팀이 참가해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직접 노래를 부르고 20분간 쉴 새 없이 무대를 도는 모습에 사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축제가 열린 해남과 진도 일대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해남 우수영 인근에서 열린 '이순신 학교'는
이순신 장군이 보았던 무과급제 시험을 현대적인 놀이문화로 재현한 체험이다.
체험은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 팀과 활쏘기, 투호 던지기, 말타기 대결을 해
먼저 과제를 성공한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체험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직접 활도 쏘고 말도 타보니 재밌고 마치 이순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진도대교 위에서는 이순신이 23번 싸워 모두 이긴 것을 기념해 '23전 23승' 체험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짚으로 만든 목마에 타 기마병이 되어보고 마패와 노리개를 직접 만들었다.
어른들도 거북선을 직접 조립하는 체험을 즐겼다.
다리를 건너 진도 녹진 일대에는 5만 평이 넘는 메밀꽃밭이 장관을 이뤘다.
메밀꽃밭 언덕은 허수아비와 원두막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을 자아냈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배경으로 사람들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이밖에 명량해전의 원혼을 달래는 '국화꽃 헌화 행사',
'위령씻김굿' 공연과 '만가행렬' 행사는
우리 민족의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을 표현해 감동을 주기도 하였다.
또한 전통 선박체험과 유등 띄우기 행사도 열려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명량대첩은 충무공 이순신, 전라도 민초들이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소중한 역사적 사건이다."라며
"앞으로도 이 정신을 잊지 말고 대대손손 귀중한 교훈으로 남도록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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