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보호' 나선 한나라…'형님 챙기다 민심 잃을라'
노컷뉴스 | 입력 2010.12.12 16:39
[CBS정치부 임진수 기자]
내년도 예산안 강행처리 여파로 고흥길 정책위의장까지 사퇴의사를 밝힌 12일 오전,
고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포항 북구를 지역구로 둔 이병석 의원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1,623억원에 이르는 소위 '형님예산'은
자신을 비롯한 국회의원 11명의 지역구에 해당되는 예산이라는 것을 설명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소위 '형님예산'이라는 이름으로 특정지역에 대한 예산특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주요사업비는 포항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총 11명에게 해당되는 예산이고,
과거 정부 때부터 시작되 집행중인 계속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서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는 형님예산에 대한 비판을 온 몸으로 막기위해 이 자리에 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3선 의원으로서 국토해양위 위원장까지 지낸 자신이
지역구 예산을 따기위해 노력한 점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도 묻어났다.
이 의원 입장에서는 주군인 이상득 의원을 보호하고 지역구에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기위해
이같은 공개 입장표명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의원의 입장표명이 지도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데 있다.
이 의원은
"형님예산이라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지도부의 요청에 의해 기자회견을 열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도부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예산안 강행처리와 이 과정에서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해 주요 예산에 구멍이 숭숭뚫린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지도부가 '형님 보호'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당장 정두언 최고위원은
"자기들이 솔선수범해 희생하지 않는 것이 전형적으로 드러났다"며
"공정한 사회위해 선공후사를 해야 하는데 선사후공을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형님예산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이번 예산안 처리의 문제점과 관련해 고 의장의 사퇴로는 부족하다며
예결위 위원장과 위원들, 그리고 관계부처 장차관에 대한 처벌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CBS 기자와 만나
"일부에서는 이주영 예결위원장과 예결위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하고,
기획재정부 장,차관 등 관련 부처 책임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심각한 분위기를 전했다.
설사 언론보도로 이상득 의원이 곤란한 입장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지도부가 먼저 챙겨야 할 것은
'형님'이 아닌 '민심'이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BS정치부 임진수 기자
[관련기사]
● 예산안 후폭풍 증폭…한나라 균열, 민주 총공세
● 박지원 "대한민국은 형님 공화국"
● 고흥길 정책위의장 "예산안 구멍 책임지고 사퇴"
● 민주 "與, 국민혈세 도둑질" 예산안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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