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

태산과 깃털

기산(箕山) 2009. 6. 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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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시대의 사관인 사마천은 젊었을 때
자기의 친구를 변호했다가 임금이 격노하여 그의 고환을 거세해 버렸다.
그런데도 그는 발분하여 상고시대에서 한대에 이르는
2000년 역사를 끝내 완성하고 한 많은 생을 마감하였다.
그렇게 쓴 '사기'는 중국의 고전 중에서 가장 독자가 많은 사서임은 물론이고,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세계 사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하사서이다.

중국의 문인들은 사마천의 좌우명인
"어떤 사람의 죽음은 태산처럼 거룩하고
어떤 사람의 죽음은 깃털처럼 가볍다"란 말을 자주 인용한다.
사마천은 여기서 한 인간의 '죽음'이 갖는 의의를 '태산'과 '깃털'로 양분하고 있다.

죽으려면 조용히 죽든가,

혹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목숨 바치든가 하는 것이 문인 된 도리요,
만약 일신의 심신이 고달프다고 자살하는 것은 깃털 죽음에 불과한 것이다.

중국 남송시대의 문천상(文天祥)이란 민족영웅은 원나라 침략군에게 포로가 되어
토굴 속에서 옥고를 치르면서도 변절하지 않고 "인간이라면 죽기 마련 아닌가?
일편단심으로 역사에 남으리"라는 유서를 남기고 의사하였다.
그런데 사람 사는 곳이라면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불행과 불우 속에서 완강히 분발하는 사람들이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보면 굴원의 '이소'는 쫓겨 다닐 때 썼고,
좌구명은 장인이 된 후에 '국어'를 썼으며,

다리가 절단된 손자는 발분하여 '손자병법'을 썼고,
'여씨춘추'는 여불위가 좌천되자 썼고,
한비는 영어(囹圄)의 몸이 된 후에 '세난'과 '고분'을 썼다.

이처럼 가슴속의 울분이 있으면 그것을 발산시키기 위해 나라의 미래와 민족의 후세를 위해서
좋은 글이나 업적을 남기는 인생이 훌륭한 인생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