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술꾼은 노아였다.
구약에 따르면 그는 대홍수가 끝난 뒤
포도나무를 심고 술을 빚어 취하도록 마셨다.
자신이 발가벗은지도 모를 정도였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주사도 간단치 않다.
술을 마시다 친구를 창으로 찔러 죽이는가 하면
고대 페르시아의 수도 파르사를 불태우기까지 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무리한 술 시합 때문이라는 전설도 있다.
포도주 2쿠스(약 6.8ℓ)가 담긴 술잔을 상대인 프로테아스가 단숨에 들이켠 뒤
다시 잔을 채울 것을 요구한 반면 알렉산드로스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는 것이다.
냉전의 주역 스탈린 또한 요란한 술꾼이었다.
그는 동지 레온 트로츠키를 시베리아로 추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
"그는 이상한 위스키를 마시잖소."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가 증오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생산된
고급 포도주나 싱글몰트 위스키만 마셨다.
스탈린은 술에 취해 침대로 업혀 가면서도
부하들을 지팡이로 때리며 자기 술을 훔쳐 갔다고 욕을 해댔다.
윈스턴 처칠의 술 사랑도 유명하다.
그는 신문기자 시절 보어전쟁 취재를 가면서 포도주 36병,
스카치 위스키 18병, 브랜디 6병을 전선에 가져갔다.
한 파티에서는 노동당의 베시 브래독 하원의원이 "당신 끔찍하게 취했군요"라고 말하자
"당신은 끔찍하게 못생겼소.
나는 내일 아침이면 깨기나 하지"라고 맞받아쳤다.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이런 술버릇의 원인을 최초의 술꾼답게 노아가 설명해 준다.
탈무드에 나오는 얘기다.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있을 때 사탄이 나타났다.
사탄은 술 만드는 걸 돕겠다며 양.사자.돼지.원숭이를 죽여 그 피를 땅에 뿌렸다.
이후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양처럼 순해졌다 좀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돼지처럼 추악해졌다가 마침내 원숭이처럼 소란을 피우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폐해를 일찌감치 깨쳤다.
음주 가무를 즐기면서도 스스로 경계해 주도(酒道)를 지켰다.
'한잔 먹세근여 또 한잔 먹세근여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근여'라는
송강 정철의 '권주가'는 무진장 마시자는 게 아니라 잔을 세면서 주량껏 마시자는 얘기다.
고산 윤선도는 또 이렇게 말했다.
"술을 먹으려니와 덕 없으면 문란하고 춤을 추려니와
예 없으면 난잡하니 덕예를 지키면 만수무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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