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회 안먹는 건 잘못된 상식”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8.08.08 13:31 | 최종수정 2008.08.08 14:12
"일본은 초밥(스시)에 고급웰빙식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세계화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도 위생조리법 및 과학적 체계확립으로 생선회를 얼마든지 우수상품으로
국제화시킬 수 있습니다."
20여년간 생선회 연구에 천착해온 '생선회 박사' 부경대 조영제(56·식품생명공학부)교수가
생선회를 과학적으로 처음 체계화한 학술서적인 '생선회학'을 출간했다.
그는 한국사람들이 생선회를 즐기면서도 너무 잘못된 상식이 많다며
생선회에 대한 모든 것을 활어(活魚)및 선어(鮮魚)회와 비교해 풀어갔다.
활어는 산 고기를 즉석에서 잡아 생선회를 만드는 것이고
선어회는 죽은 지 일정한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일본은 선어회를 선호하면서 선어를 밥위에 얹은 초밥의 소비율이 80%이고,
한국은 순수 활어회만 먹는 것이 80%라고 그는 설명했다.
보통 생선은 죽은지 4시간가량이 지나면 육질이 가장 딱딱해지면서
회의 씹힘성이 좋아 맛있게 느껴지고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물러져 퍼석퍼석해진다.
일반 횟집보다 일단 포를 떴다 냉장고에 몇시간 놓아둔 일식집 회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죽은 지 하루이상이 지나 퍼석퍼석해진 회에 밥맛까지 합쳐
감칠맛을 내는 것을 좋아해 초밥을 선호하면서 이같은 입맛을 세계에 퍼뜨려
세계적으로 일식집이 성행하고 있다.
그는 "활어회 중심의 한국 생선회도 맛을 본 외국인들은 좋아해
한국인의 회를 치는 뛰어난 손재주 능력 등을 이용해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선회는 영양성분으로 볼 때 최고의 웰빙식품"이라고 강조한 그는
국내 생선회 산업의 규모만도 5조원인데 조리사 및 업주들이 생선회의 영양 등을
이론적으로 조금만 더 배우고 위생 및 조리과정에 신경만 쓰더라도
훨씬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2003년부터 한국생선회협회장을 맡아
대학내 평생교육원에 생선회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22기에
부산시내 조리사 1000여명(4개월 교육과정)을 교육생으로 배출시키기도 했다.
그는 자연산 및 양식산비교에 대해
"양식산은 기능성 사료를 일정하게 먹기 때문에 오히려 영양성분이 더 좋을 수 있지만
문제는 운동량 때문에 육질의 단단함에서 뒤지는데
횟감이 2㎏을 넘으면 맛차이도 거의 없다"며 양식산에 오히려 손을 들어 주었다.
또 여름과 비오는 날의 회시식에 대해서도
저기압 때문에 민감한 사람이 약간 비린내를 느낄 뿐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전염병도 아닌 비브리오 패혈증은 조금만 위생에 신경을 쓰면 아무 문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 생선은 굽는 것보다 회로 먹는 게 더 영양이 풍부하고
▲ 붉은 살 생선이 퍼석해 보이지만 흰살 생선보다 영양분이 많으며
▲ 생선회의 맛을 느끼게 위해서는 야채 및 마늘, 고추등과 따로 먹는 것이 좋고
▲ 적조는 생선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고 질식사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적조파동에도 활어 생선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등의
과학에 근거한 생선회의 상식을 소개했다.
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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