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은 선조 때의 명신이지만
광해군 때는 임금의 뜻을 거슬려 북청으로 유배되었다.
백사는 거기에서 강윤복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잠시 머물렀는데...
거기에서 부귀영화 가운데서도 맛보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꼈다.
그런데 강윤복은 학문이 높은 학자도 아니었고
벼슬을 한 사람도 아니었으며
심지어는 글을 배운 선비조차도 아니었다.
따라서 그는 당신의 교양인들이 모두 알고 있었던
주자학 따위라곤 알지 못했다.
다만 그는 재산을 잘 관리하여 넉넉한 생활을 하면서
먹고 남은 것을 잘 보존했다가 부족할때 쓰고
그래도 남으면 남을 돕는 그런 사람이었다.
강윤복의 자연스럽고도 행복한 삶을 보면서
백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마침내 이 소박한 인생을 기리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강윤복의 집 앞에 붙여 주었다.
"사람은 고되고 쓰라리게 정승이 될 필요가 없도다.
다만 저 강윤복처럼만 되면 족하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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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위정자(爲政者)도 부럽습니다.
명예(名譽)도 존경스럽습니다.
갑부(甲富)도 좋아합니다.
이 모든것을 다 갖추고 행복하다면
그 얼마나 부러운 삶입니까?
그렇지만...
권력을 잡기 위해서
명예를 갖기 위해서
많은 물질을 쌓기 위해서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고 속이고,짓밟고,상처를 주게 된다면..
그리고...
그 가진것으로 인해서 평화롭지 못하고 불행하다면...
차라리 못가진 것만 못하겠지요.
원문의 글에 나온 (강윤복)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조금이라도 남을 위해 베풀고 사는 삶...
이 얼마나 행복하고 부러운 삶입니까?
작은것에 만족할 줄 알고 사는 당신이야말로
지상에서 가장 멋지고 부러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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