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탐방

군자는 놀아도... / 경포대

기산(箕山) 2007. 4. 30. 23:24

사교댄스(커플댄스)는 댄스스포츠 10종목과 살사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되지만

이 경험방에서 논의 대상은 주로 전통적인 사교춤(이하 사댄으로 통칭함)이라고

부르는 3종목 특히 대표주자 격인 지르박이다.

 

사댄을 제외한 나머지 사교댄스는 높은 수준에서 이론과 실기적으로

이미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뛰어난 전문가가 아니고는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댄에 관한 한 無主空山(무주공산)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사안마다 百家爭鳴 (백가쟁명)식의 토론이 이루어 지나

대체로 결론은 없다.

확립된 권위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삼척동자 한 사람이라도 다른 소리를 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덕분에 나 같은 門外漢(문외한) 조차도 감히 끼어들어 한 소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쓴 웃음이 난다.

혹자는 사댄을 퓨전화에 연결시켜 발전 가능성을 언급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나 그런 길로 가기에는 현재의 사댄이 직면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여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본인의 단견으로는

30년을 넘기기가 어렵다고 본다.

 

첫째, 정체성의 위기이다.

지르박의 선수급 간의 동영상을 보면 스댄의 선수급 간의 동영상과는 달리

일반인의 눈으로도 외관상 차이가 느껴진다.

이는 지르박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하나의 반증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순전히 각자의 취향 및 코드에 따라 좋아하는 동영상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흔한 비평도 욕을 먹을 각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심사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여건으로는

스댄과 같은 경연대회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다.

 

경연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경쟁을 통한 발전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으로

잘해야 현상유지 아니면 후진이다

(운동/예술이 포상과 명예를 걸고 경연 또는 시합이라는 치열한 경쟁구조하에서

발전함을 상기하기 바란다).

 

그러한 유인이 없는 사댄의 하향평준화는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겠다.

하루 속히 사댄의 기본원리 및 도형을 표준화

무엇이 사댄 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스댄이 해온 것처럼 경연대회 등을 통하여

사댄을 일반인에게 알리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사댄 인구의 노령화이다.

사댄의 성격상 어느 정도의 나이 이상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

내가 자주 가는 무도장이나 모임에서 보면 새로운 젊은 층(40대 초반 이하)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렵다.

 

갓 입문한 젊은 층 조차도 조금만 지나면 사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스댄 쪽으로 옮겨간다.

반면에 스댄을 즐기다가 나이 들어 힘이 부치면 사댄으로 복귀해 노령화를 재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은 노인전용 무도장이 상대적으로 성업 중이다.

 

현재의 상태대로 10년만 지난다면 지금의 비교적 젊은 층이 간다는 무도장이

현재의 노인 전용 무도장의 모습으로 바뀌고 울 모임에서도 50대 중반이면

애 취급을 받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별 소득이 없는 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학원, 무도장 등

관련 업계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사댄을 즐길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셋째, 스댄, 살사 등에 비교한 경쟁력 저하이다.

과거에는 사댄 이외는 즐길 춤이 없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어느 정도의 유입은

고정적으로 이루어 졌다.

그래서 오늘날 이 정도나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사댄도 스댄, 살사 등과 경쟁을 하여 손님을 유치하여야 하나

표준화의 미비, 기술의 낙후, 고령화 등의 이유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래서 문을 닫는 무도장도 늘어나고 사댄 전문 학원도 심한 경영난에 겪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사댄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봉착하여 있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본인은 이미 사즐모 사댄 교본발간을

여러번 언급한 바 있다.

거기에다가 한가지 더하고 싶은 것은 사즐모 사댄 스타발굴 및 홍보이다.

상세한 내용은 글이 길어져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군자는 놀아도 명분을 가지고 논다는 우리 옛말이 있다.

3만 명에 육박하는 성인이 체면치레 정도의 기부와 흥미 중심의 on/off line 활동만으로는 그 무엇인 대의명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무엇을 경험방 2 를 통하여 찾아내고 해결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기대를 가져본다.

 

 

- 경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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