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관

살구

기산(箕山) 2007. 4. 24. 00:30
 

살구나무 숲에는 염병이 돌지 않는다?

 

 

 

지금은 살구가 우리와 그다지 친밀하지 않은 과일에 속하지만,

예전에는 대추·복숭아·자두·밤과 함께 ‘5과’라 하여 꽤나 귀한 대접을

받았던 과일이라 한다.

옛말에 “살구나무 숲이 있는 곳에는 염병이 돌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에게 이로운 과일로 선조들이 살구나무를

집 주변에 만이 심었던 것 같다.

“빚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을 보면 맛은 별로였던 모양이다.

“빚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겉모양은 그럴 듯한데 내용은 별로

볼 것은 없다는 뜻이니 맛은 없다는 말이 아닌가.

왜 개살구가 이렇게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었을 까?

그 맛이 떫고 신 탓에 본의 아니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을 거다.

그러나 개살구는 우리의 토종 살구다.

갈홍 [葛洪, 283~343?중국 진(晉)나라 때의 학자 ]의 신선전(神仙傳)
동봉(董奉)편에 살구나무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삼국(三國)시대, 오(吳)나라에 동봉이라는 의술이 뛰어난 의사(醫師)가 있었다.

그의 집은 진찰 받으러 온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동봉은 다른 의사들과는 달리 환자들로부터 치료비를 받지 않고,

완치된 후에는 몇 그루의 살구나무만을 심게 하였다.

병이 중한 사람은 다섯 그루씩, 병이 가벼운 사람들은 한 그루를 심게 하였다.

몇 년 지나지 않아, 그의 집은 수십만 그루의 살구나무로 가득 찼다.

(得杏樹十餘萬株, 蔚然成林).

그곳의 사람들은 그 살구나무 숲을 '동선행림(董仙杏林)'이라 불렀으며,

동봉은 살구나무 숲 가운데에 집을 지어 그곳에서 살았다.

 

살구가 익을 때면, 사람들이 살구를 사러 왔지만,

동봉은 돈 대신 한 그릇의 쌀과 한 그릇의 살구를 맞바꾸었다.

살구를 사려면 그만큼의 쌀만 가져오면 되었던 것이다.

때로 반 그릇의 쌀을 놓고 한 그릇의 살구를 슬쩍 따 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럴 때면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이들을 쫓아냈기 때문에,

후에는 아무도 양심을 속이려 들지 않았다.

동봉은 해마다 이렇게 하여 모아진 쌀로 가난한 이들을 도왔으며,

어느 날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고 한다.

행인(杏仁)이라 불리며 한방에서 중요한 약재로 쓰였던

살구씨는 민간요법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됐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경우인데,

살구씨 달인 물을 마시면 개의 독이 중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도 보신탕을 먹은 후 살구씨나, 달인 물을 내어주는 음식점이 있다.

한방에서 해수·천식·기관지염·급성폐렴·인후염·종기·암 등에 약재로 쓴다.

 

'보건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식사는...  (0) 2007.04.30
우유와 식초  (0) 2007.04.26
아름다울려면 이렇게 먹어라  (0) 2007.04.14
과일  (0) 2007.04.11
혈액형에 맞는 차 마시기  (0) 2007.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