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

매가 약이다...?

기산(箕山) 2024. 6. 1. 05:13

https://v.daum.net/v/20240601004149038

매가 약이다...?
어둠의 개통령, 어둠의 애통령

정상혁 기자 2024. 6. 1. 00:41

 

훈육 예능계 새 트렌드?
말보다 몸으로 가르친다

 

자식이 귀해졌다.

사랑이 넘쳐난다.

문제아는 늘고있다.

 

패륜적 욕설을 서슴지 않고,

제 분에 못 이겨 자해까지 일삼는 금쪽이들.

 

이젠 키우는 개마저 주인 말을 안 듣는다.

부모가 훈육을 못 하니 전문가를 부른다.

 

행동 교정 TV 예능의 스타,

이른바 ‘애통령’(오은영) ‘개통령’(강형욱) 등의

등장 배경이다.

 

그러나 설루션 과정은 지난하다.

울화병을 토로하는 시청자가 늘어났다.

참교육은 무엇인가.

 

◇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반려견 훈련사 김태우씨가 대형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사람에게 짖어대면 단호한 발차기로 정신을 차리게 한다. /유튜브

 

 

그러자 ‘어둠의 개통령’이 나타났다.

최근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댕쪽이 상담소’.

 

훈련을 의뢰받은 대형견을 끌고 산책을 나간다.

개는 역시나 행인을 보자 맹렬한 기세로 짖어대기 시작한다.

 

훈련사가 곧장 개 옆구리를 발 안쪽으로 퍽 걷어찬다.

보디 블로킹. 몇 번의 터치(?)를 거치자 개는 차분해졌다.

 

“흥분하든 예민하든 단호하게,

그냥 ‘안 돼’라고 알려주면 되는 거예요.”

 

견종 불문 효과 빠른 물리 치료.

일련의 짧은 영상이 퍼지며 훈련사 김태우(33)씨는

1년 새 업계의 유명 인사로 거듭났다.

 

일종의 ‘사이다’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기업 강연 요청에 출장 훈련 등으로

월 수익 2000만원을 넘길 정도라고.

 

“문제 파악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교정은 3분 내외로 끝난다”

김씨는 말했다.

 

개 목줄을 강하게 낚아채 몸을 잠시 공중에 띄우거나,

손가락으로 쿡 찌르는 방식이다.

 

물론 “고통이 교육이냐”는 애견인들의 반발도 있다.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폭력으로 느끼지는 않잖아요.

잘못이 보여도 손 못 대고 전전긍긍하는 게 사랑인가요?

그건 방치입니다.”

 

처음부터 그가 이 훈육법을 택한 건 아니었다.

 

“6년 전 갓 일을 시작했을 당시엔 저도 ‘말’을 많이 했어요.

근데 개들도 점점 버릇이 없어지더군요. 풍족해지니까.

개를 개로 봐야 서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개를 사람으로 보니까 계속 말을 하게 되고

품기만 하는 거예요. 거기서 문제가 생긴다고 봐요.”

 

◇ 오은영보다 무서운 ‘육은영’

 

오은영이 아니라 육은영이다.

육은영의 이두박근을 한 아이가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육은영과의 접견 이후

“앞으로는 게임도 적당히 하고 양치도 잘하겠다”고 했다. /유튜브

 

 

사람은 개보다 복잡하다. 그래서 더 속이 탄다.

‘어둠의 애통령’이 나온 이유다.

 

육아전문가 오은영에서 하나 더 나아간

육은영 캐릭터(개그맨 강승구)를 앞세운 유튜브 콩트 시리즈.

 

금쪽이에서 하나 더 나아간 ‘끔찍이’를 다루려면

오은영 역시 진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오은영과 유사한 옷차림,

그러나 거구의 근육질 육은영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현란한 레슬링 기술, 힘에 기반한 사랑의 스킨십을

보여줄 따름.

 

아이의 분노 조절 장애가

‘분노 조절 잘해’로 바뀌는 기적이 펼쳐진다.

 

물론 코미디를 위한 연출이지만,

부모의 상담 신청은 진짜다.

 

고민을 제보하면 집으로 찾아간다.

‘끔찍이’를 연기하는 다른 개그맨이

문제 행동을 재연하면,

육은영이 단호한 기술로 이를 제압한다.

 

실제 문제 아동은

부모와 함께 연극 보듯 이 장면을 눈앞에서 ‘직관’한다.

 

일종의 거울 치료.

게임에 푹 빠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육은영은 세 번 이상 타이르지 않는다.

손아귀 힘으로 폰을 반으로 곱게 구부려

강제 로그아웃시킨다.

 

따끔한 한마디도 학대로 간주되는 사회 분위기,

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도 팽배하다.

 

육은영의 설루션은 고등학교까지 뻗어나간다.

교실의 품격을 훼손하는 일부 학생(개그맨)에게

‘드롭킥’을 선사해 뼛속까지 스승의 은혜를

느끼게 해주는 식이다.

 

“훈육은 역시 근육으로” “씁쓸하지만 통쾌하다” 같은

댓글이 빗발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명예교수는

“완력으로 모든 문제가 단박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면서도

“이론에 기반한 이상적 교육에 대한 피로감을

그만큼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공포의 대상이어야 할 육은영이

실제 아동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아동센터를 찾아

작은 사인회를 열었고,

따돌림으로 힘들어했다는 초등학생 구독자를 위해

졸업식장에도 방문해 든든한 선물을 남겼다.

“내 전화번호 줄 테니까 누가 괴롭히면 전화해.”

 

 

UKP

물론 매 가 항상 정답은 아닐수도 있지만

제한적으로 쓰인다면 굉장히 효율적인 수단임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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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v.daum.net/v/20240601014056406

눈은 멀리, 몸은 낮게 보라...
DMZ 식물 세상

글·사진 양구=김선미 기자 2024. 6. 1. 01:40

 

북방계 식물 전시원에서 만날 수 있는 북한 식물 백두산떡쑥.

 

 

난생처음 보는 식물이었다.

흰색 떡고물을 열매에 보슬보슬 버무려 빚은 듯했다.

‘백두산떡쑥’이란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이곳은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2016년 문을 연

국립DMZ자생식물원.

 

이 식물원은 9개 주제원(園) 중 백두산떡쑥 등이 있는

북방계 식물 전시원을 1년에 딱 2주간,

5월 말에서 6월 초(올해는 9일까지)에만 개방한다.

진귀한 우리 식물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다.

 

인근 DMZ펀치볼둘레길, 대암산 용늪, 두타연에도

야생의 위로가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우리 식물을

참 많이 만났다.

 

시야를 넓혀서 걷다가 몸을 낮추고 겸손하게 들여다봐야

가능한 만남이었다.

허둥지둥 앞만 보고 가서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나태주 시인은 시 ‘풀꽃’에서 읊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북한-북방계 식물을 만나다

 

달콤한 꽃향기를 풍기는 댕강나무들.

 

 

이른 오전 국립DMZ자생식물원에 도착하자

서늘한 기운이 몸을 파고들었다.

 

해발 670m에 자리 잡은 국내 최북단 식물원답다.

댕강나무들의 달콤한 꽃향기를 거쳐 전망대에 이르자

펀치볼이 시야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휴전선과 맞닿은 우리나라 최대 분지로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펀치볼(punch bowl·화채 그릇)

처럼 생겼다고 이름을 붙였다.

 

처절했던 전쟁의 아픔을 지닌 이 침식분지는

종전 후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생태계 고유 모습을

간직하게 됐다.

 

직선거리로 약 7km 떨어진 북한 매봉이

가칠봉과 을지전망대 사이로 손에 닿을 듯 보인다.

저 북녘땅에 사람이 살고, 우리 식물도 산다.

 

 

북방계 식물 갯활량나물.

 

 

이 야외 식물원에는 희귀식물이 즐비하다.

특히 북방계 식물 전시원에서는

북한 식물과 북방계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남한엔 살지 않고 북한에만 사는 식물을 북한 식물,

빙하기에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남하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식물을 북방계 식물로 분류한다.

 

북방계 식물 전시원에는

백두산떡쑥과 오랑캐장구채를 비롯해 북한 식물 30여 종,

만병초와 갯활량나물 같은 북방계 식물이 200여 종 있다.

 

 

강원 양구 국립DMZ자생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북한 식물 오랑캐장구채.

 

 

북한 식물을 어떻게 확보했을까.

이 식물원은 과거 북한 주변 지역으로부터 구했던

종자를 발아시켜 보전하고 있다.

 

세계 여러 식물원과 종자를 교류하고,

개인 수집가들에게서 식물을 기증받기도 한다.

 

이들 식물은

서늘한 날씨에 배수가 잘되는 토양인 펀치볼 일대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아

지구를 뜨겁게 달군다면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구슬댕강나무 뒤로 멀리 양구 펀치볼이 내려다보인다.

 

 

문득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열린

‘식물 평행세계’(조경진 조혜령 작가)라는 이름의

전시가 떠올랐다.

 

같은 종(種)이지만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식물들로 하나의 정원을 만들었다.

 

비정치적 존재인 식물에 두 개의 이름을 안긴

분단 현실이 안타까웠다.

 

식물은 죄가 없다.

우리가 고광나무라고 부르는 식물을

북에서는 조선산매화라고 부른다.

 

귀룽나무는 구름나무, 백당나무는 접시꽃나무로 불린다.

우리 이름도, 북의 이름도 곱다.

 

외딴 양구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식물 연구진은

“우리가 북한 및 북방계 식물을 충분히 연구해 둬야

식물 통일을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산림청 지정 멸종위기 희귀식물 부채붓꽃.

 

 

국립DMZ자생식물원은

국내 유일의 고층 습원(해발 1280m)인

대암산 용늪을 본떠 고층 습지원도 조성했다.

 

사초, 동의나물, 참조팝나무, 산수국 등이

자연스럽게 군락을 이뤘다.

 

저층 습지 연못가에는

부채붓꽃과 제비붓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붓꽃을 유독 좋아했던 세계적 화가 고흐(1853∼1890)가

이 사실을 안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와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붓꽃 60∼70%가 희귀식물이지만,

특히 부채붓꽃은 산림청 지정 멸종위기 희귀식물이다.

부채처럼 퍼지는 잎과 붓을 닮은 보라색 꽃이 볼수록 신비롭다.

 

● DMZ 비밀의 숲에서 보낸 찬란한 하루

 

국립DMZ자생식물원 뒤편

DMZ펀치볼둘레길이야말로 비밀의 숲이었다.

 

금강초롱꽃, 함박꽃나무, 관중, 금강제비꽃, 도깨비부채,

쪽동백나무, 감자난초 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둘레길이

전국 어디에 또 있을까.

 

다만 기억할 것!

시야는 넓게, 몸은 낮춰야

작고 담백한 우리 식물이 보인다는 것을.

 

 

DMZ펀치볼둘레길 ‘부부 소나무’ 너머로 펀치볼을 조망할 수 있다.

 

 

총길이 73.22km의 DMZ펀치볼둘레길은

산림 휴양 통합 플랫폼 ‘숲나들e’(foresttrip.go.kr)에서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다.

 

평화의 길, 오유밭길, 만대벌판길, 먼멧재길 등

네 가지 길 가운데 골라 걸을 수 있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길은 오유밭길이다.

우리 식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걷다가 다다르는

‘부부 소나무’ 전망대에서 펀치볼을 전망할 수 있다.

 

한 그루인 듯 두 그루인 부부 소나무 사이에 있는

또 한 그루의 소나무는 자식일까.

 

오유밭길에서는 쪽동백나무가 숲길에 깔아준

‘하얀 별 카펫’을 밟았다.

 

쪽동백나무가 떨군 하얀 꽃은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불시착한 별일지도 모른다.

 

고광나무도 한창 순백의 꽃 잔치를 벌이고 있다.

싱아도 만났다.

 

박완서 작가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던

그 싱아는 싱그러운 풀이었다.

 

잊지 못할 순간은 주먹 크기의 꽃을 주렁주렁 매단

함박꽃나무를 만났을 때였다.

 

말간 얼굴의 꽃이 나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어주는 것 같아

괜히 눈물이 났다.

 

나 힘들다고 애써 설명하지 않았는데 알아봐 주고

환하게 지어주는 그 함박웃음 .

 

누군가에게, 때로는 스스로에게 저 따스한 웃음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전쟁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립DMZ자생식물원 ‘워(War) 가든’

철조망 앞에 피어 있는 꽃도 함박꽃이었다.

 

DMZ펀치볼둘레길을 걸어 본 다음

국내 람사르 습지 1호인 대암산 용늪으로 향했다.

 

해발 1280m로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굽이굽이 비포장 임도(林道)를 30분 정도 운전해야

다다를 수 있다.

 

‘반만년 생태계의 신비, 대암산 용늪’이라고 적힌

표지판에는 네 개의 관련 부처 설명이 달려 있다.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환경부는 람사르 습지,

국가유산청은 천연보호구역,

국방부는 통제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곳.

 

용늪은 철쭉이 이제야 한창이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한 달여를 거슬러 올라간

또 다른 세계였다.

 

용늪에 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DMZ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생태 공간이었다.

 

 

1000년 전 있었다는 사찰 두타사에서 유래한 두타연.

물줄기가 모여 한반도 같은 모양을 만든다.

 

 

양구에 간다면

금강산에서 발원한 힘찬 물줄기가

원시 절경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두타연도

방문하기를 권한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서는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라는 제목의 전시도

열리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식나무 그림,

그가 식물을 그릴 때 참고한 목련 그림도 전시돼 있다.

위대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다.

 

국립DMZ자생식물원의 북방계 식물 전시원이

잠시 열려 있는 이번 주말, 양구에 가보면 어떨까.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양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