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이제 마스크 안 써요".. 뉴질랜드의 코로나 탈출기

기산(箕山) 2021. 1. 26. 19:08

news.v.daum.net/v/20210125210713150

 

[집중취재M]

"이제 마스크 안 써요".. 뉴질랜드의 코로나 탈출기

 

                                                                             손령 입력 2021. 01. 25. 21:07 수정 2021. 01. 25. 21:27

 

 

 

[뉴스데스크]

 

◀ 앵커 ▶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 번째로 적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적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는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감염자가

마흔 명에 불과합니다.

 

현재 격리 중인 확진자는 예순 네 명인데,

격리자와 접촉한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해외 입국자들입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뉴질랜드,

어떻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좀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참고할 부분이 있는지 함께 보시죠.

손령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 2! 1!"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은

남반구의 섬나라 뉴질랜드.

 

그리고 가장 먼저 코로나도 떠나보냈습니다.

행사조차 열지 못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새해를 만끽했습니다.

 

[뉴질랜드 국민]

"너무 멋져요.

뉴질랜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뉴질랜드 국민]

"우리가 옳았어요.

경청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고, 이젠 축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기까지 감내해야 할 고통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2명을 기록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초기 강력 대응을 결정한 겁니다.

 

[저신다 아던/뉴질랜드 총리(지난 3월)]

"우리의 계획은 간단합니다.

집에 머물고, 접촉을 최소화하면,

우리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학교와 공공시설,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는

7주간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입국을 막았습니다.

 

동시에 GDP의 4%에 달하는 10조 원 가까운 예산을

즉각 투입해 피해 보상에 나섰습니다.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에게는 급여를 보전해줬고,

임대료는 동결했습니다.

 

정부 뿐 아니라 은행들도 대출 상환 중단, 추가 대출 등의

지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랜트 로버트슨/뉴질랜드 재무장관(지난 3월)]

"은행에 가서 관련 상담을 받으세요.

모든 뉴질랜드 국민은 봉쇄 기간 중 계속해서 지원금을

지급받게 될 것입니다."

 

과거 재난 경험을 통해 정착된 관행도 있었습니다.

 

[이관옥/뉴질랜드 변호사]

"(임대 계약서 상에) 지진이나 기타 유행병 같은 경우로 인해

사용하지 못한 경우 임대료를 탕감한다라고 되어있거든요.

건물주하고 세입자들이 의논하게 되는데요, 작년에 봐서는 50대50."

 

이런 조치들은 경제적 여파를 감안해 봉쇄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됐습니다.

 

[이관옥/뉴질랜드 변호사]

"처음에는 12주, 8주, 2주 약 22주 지원…

고용주한테 정부가 다 지불해서 고용주가 그걸 받아서 직원들 급여…

직원들 계속 고용하도록…

다 합치면 800만 원 정도. 개인당. 금액이 상당히 크죠."

 

또 사회적 거리두기의 개념을 쉽게 이해시키고 고립감을 줄이기 위해

'소셜 버블'이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람들을 비눗방울로 싸듯 집단화해 거리를 두는 전략인데,

4단계에선 가족만, 3단계에선 직장 동료, 학교 등 정해진 집단 안에서는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한겁니다.

 

반면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은 철저히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 만나라,

즉 당신의 비눗방울을 벗어나거나 깨지 말라는 게 핵심입니다.

이후 독일과 캐나다, 영국도 이를 방역 정책으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문애리/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

"버블 안에서는 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결과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막연한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 보다는 감염자 수를 1/3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 결과 뉴질랜드는 비상사태 선포 석 달 만인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저신다 아던/뉴질랜드 총리(지난 6월)]

"코로나와의 싸움이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이정표를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한마디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질랜드."

 

이후 백여 일 만에 해외 입국 확진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일상은 거의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2분기 봉쇄조치를 거치며 마이너스 11% 기록했던

경제성장률도 3분기에는 14% 급상승했습니다.

15%에 달했던 예상 실업률도 현재 5.3%로 낮아졌습니다.

 

[박세태/전 한인회장]

"지금은 평상시하고 거의 다름없이 생활하고…

들어오는 자체를 완전히 격리를 시키고 따로 관리를 하니까

뉴질랜드 같은 경우는 자체 발생 거의 없어…

지금 현재로 버스, 비행기 국내선 탈 때 마스크를 써요.

나눠주거든요. 국내선 비행기는 타지역으로 옮겨가잖아요."

 

대신 나라 빚은 늘었습니다.

작년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GDP의 무려

19.5%에 해당하는 돈을 투입했습니다.

미국 11%, 독일 8%에 비해도 월등히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재정적자는 9.1%로 지난 2019년 0.6%에 비해 급증했고,

장기적으론 성장을 더디게 할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그런데도 뉴질랜드는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상환 중단 조치를 2년 뒤인 2023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경제 회복의 핵심은 소상공인의 회복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편집: 송지원)

손령 기자 (right@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