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80831101956066
'폭우 속 공사 강행' 축대 와르르.. 인근 도로 6m 아래로 폭삭
[경향신문] 김찬호·이진주 기자
입력 2018.08.31. 10:19 수정 2018.08.31. 21:26
서울 가산동 '땅꺼짐' 왜
3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땅꺼짐이 발생한 현장을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피스텔 신축, 지반 20m 파내 열흘 전 "공사장 주변 벽 흔들린다"
바로 옆 아파트 주민들 민원 냈지만 금천구청 "민원 접수된 바 없다"
31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 2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사고 원인은 최근 내린 기습폭우로 인근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진 탓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피스텔 시공사의 부실 관리와 함께 열흘 전 "공사장 주변 벽이 흔들린다"는
주민 민원을 받고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금천구청도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8분쯤 이 아파트 건너편 오피스텔 건설 공사장과 인접한
일방통행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사각형 형태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이 중 2명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어제 저녁부터 '다다다' 하고 지진이 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새벽에 갑자기 굉음이 들려 집 밖으로 나왔더니 땅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이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상 20층·지하 3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이 오피스텔은
지반 공사를 위해 땅을 20m 정도 팠는데 이때 파낸 흙의 유실을 막기 위해 철골과 빔
등으로 세운 축대가 기습폭우로 무너지면서 도로에 싱크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자정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금천구에는 148.5㎜의 비가 내렸다.
땅꺼짐 발생 후 현장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 금천구청 측은
"일단 더 이상의 큰 위험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반공사를 위해 20m 파낸 부분에는 흙을 다시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논의해 안전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예고된 사고였다"면서 불안감을 호소했다.
오피스텔 공사 이후 균열과 흔들림 등이 지속돼 구청에 민원을 냈다고도 했다.
이날 현장브리핑에서 한 구청 관계자가
"균열 등에 관한 주민 민원은 접수된 바가 없었다"고 말하자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하면서
"개인적으로 찾아가 호소해도 들어주지 않아 지난 21일 구청에 정식 민원까지 접수했는데,
제대로 조사 한 번 나오지 않고 거짓말만 하느냐"고 말했다.
주민 김하신씨(57)는
"6월부터 공사장 근처 벽이 흔들린다고 말했는데 아무 조치도 하지 않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며
"공사장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 8층에선 형광등이 떨어지고, 싱크대에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시공사 측의 부실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폭우가 내리는데도 공사를 멈추지 않고 진행하다 현장에서 흙이 흘러나오는 현상이 있었지만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피스텔 시공사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전조치는 다 돼 있었다"면서도
"비가 올 때는 안쪽 터파기 공사를 했는데 폭우가 쏟아져 축대 쪽 흙이 일부 유실돼
보완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새벽 건설 현장을 지키던 관리인은 1명이었다.
김찬호·이진주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지식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軍, 휴대용 대공미사일 무력화하는 DIRCM 개발.. 세계서 6번째 (0) | 2018.09.03 |
---|---|
통계청장 경질 논란, 통계참사인가 대응참사인가 (0) | 2018.09.02 |
'예쁜 빗물받이' 신촌 물바다 만들었다 (0) | 2018.09.01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92만톤 정부 바다 방출 추진에 '시끌' (0) | 2018.08.31 |
지구 역사 최악의 대멸종 원인은 화산의 유독성 연기 (0) | 2018.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