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관

"포화지방, 심장병과 무관"… 60년 이어진 `나쁜 지방` 오명 씻나

기산(箕山) 2015. 1. 27. 03:13

"포화지방, 심장병과 무관"… 60년 이어진 `나쁜 지방` 오명 씻나

 

 

노릇노릇 군침이 돌게 구워진 삼겹살, 고소하고 바삭한 치킨, 쫄깃한 라면….
맛있어서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먹으면서도 뭔가 찜찜하다.

포화지방이 많이 든 음식이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은

1950년대부터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을 좁게 만들어 심장을 병들게 한다고 알려졌다.

 

심장병이 많은 미국은 1970년대 미국심장협회 등을 중심으로 '포화지방이 많이 든 육류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포화지방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毒)이라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같은 통념을 깨는 주장이 의학계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포화지방과 심장병은 무관하며 오히려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기·달걀·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은 지금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포화지방이 심혈관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가 새롭게 나오고 있다.

고기·달걀·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은 지금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포화지방이 심혈관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가 새롭게 나오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지난해 3월 영국 캠브리지대학 공중보건대학 라지브 초우두리 박사팀은

"포화지방이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는 학설은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회지 '미국내과의학저널'에 실었다.

 

초우두리 박사팀이

'지방 섭취와 심혈관 질환'에 관련된 논문 78건(18개국 66만5884명 대상)을 분석한 결과,

고기 같은 동물성 식품에 든 포화지방(스테아르산)이나 코코넛 오일 속 포화지방(팔미트산)을

많이 먹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오히려 유제품 속에 든 포화지방(마르가르산)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초우두리 박사는 이를 근거로

"기존의 영양소 섭취 가이드라인을 재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그동안 의사와 영양학자들이 너무나 당연시했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한

충격적이면서도 의미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비슷한 연구 결과는 2010년에도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34만 7747명을 5~23년 동안 추적조사한 21건의 연구를 분석했더니

포화지방 섭취량이 가장 높았던 그룹과 가장 적었던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확률이 똑같았다는 것이다.

이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한 게 심혈관 질환 발생 확률을 높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두 연구 모두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기존의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연구)을

바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편이다.

 

물론 포화지방이 심혈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생리학적 작용과정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식품과 영양소는 사람마다 몸 속에 흡수되는 정도, 각 장기·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성미경 교수는

"사람은 유전적·환경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포화지방 섭취 정도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화지방에 대한 상반된 주장]

"포화지방 무조건 나쁘다"

―혈액 속에서 잘 응고돼 혈액순환 방해.
―호르몬 작용 관여해 혈관에 염증 유발.
―혈중 콜레스테롤 높여.

"포화지방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지방 응고될 정도로 체온 변화 크지 않아.
―포화지방은 혈관에 잘 안 달라붙기 때문에 염증 안 생겨,
―좋은 콜레스테롤 많아지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