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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130km…급발진 원인 밝혀질까?

기산(箕山) 2012. 7. 14. 21:22

순식간에 130km…급발진 원인 밝혀질까?

                                                                                                                  2012-07-14 00:35

 

 

 

[앵커 멘트]

 

운전자의 부주의냐?, 차량의 결함이냐?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가 나서 합동조사반을 꾸렸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조사방법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 자칫‘운전자의 부주의'라는 기존의 결론을

고착화시키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입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운전자 의식을 잃은 채 벽면에 충돌해 있다가 갑자기 도로를 가로질러 후진하는 승용차.
한가롭게 정차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시속 130km까지 올라가며 돌진해 충돌한 승용차와, 

가스 충전을 위해 주차하고 있다가 갑자기 후진해 지하철 출입구로 돌진한 택시.

운전 부주의로 보기엔 잘 납득이 되지 않는 급발진 추정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만

지금까지 차량 결함으로 결론난 것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운전자 부주의라는 증거를 찾아내서가 아니라 차량 결함임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 9일 서둘러 합동조사반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속시원한 결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조사방식이 기존의 EDR 분석에 머물고 있어 사고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EDR은 원래 에어백의 전개과정을 기록하는 장치로 터지기 전후의 RPM과 속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여부가 기록되지만,

브레이크를 어느 강도로 밟았는지, 밟았는데도 차가 발진했는지 여부는 알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합동조사반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리더인 반장조차 뽑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반장을 뽑았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6건의 조사 결과를 한 달도 남지 않은 다음 달 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어서

그 신뢰도에 의문이 생기고 있습니다.

[녹취: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결과 자체가 도출이 제대로 안된다면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도리어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준다든지 심지어는 급발진 자체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통해서 결과가 확실하게 나와야 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조사반이라는 이름을 섣불리 내걸기보다는

급발진 대책위원회 같은 상설기구를 만들어 사고예방과 사후대처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또 운전자의 발을 실시간으로 찍어내는 블랙박스 등

급발진 여부를 가장 확실히 밝혀낼 수 있는 첨단 장치를 빨리 보급시키는 방안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