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휘발유 값’ 57일째 올랐는데… 정부·정유사 어이없는 네탓 공방
국민일보 입력 2012.03.02 18:42
국제유가는 사상 최고치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데도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 폭등 이유에 대해
정부는 정유사에 책임을 돌리고,
정유사는 높은 유류세 탓만 하면서 소비자들만 우롱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2.13원 오른 2011.8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5일부터 이날까지 57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평균판매가격도 전주의 1989.6원보다 15.75원 뛰어오른 ℓ당 2005.35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간 휘발유 평균값의 역대 최고가인 1992.4원(2011년 11월 첫째주)보다 12.95원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유사는 기름값 상승에 대해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서로 불리한 자료는 내놓지 않아 어느 쪽 말이 옳은지 소비자들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석유제품 가격을 뜯어보면
기름값이 오를 때 정부는 세금을 더 많이 징수하고, 정유사의 이윤도 대폭 늘어나는 구조여서
소비자들만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거둬들이는 유류세의 경우
교통세 529원, 교육세 79.35원(교통세의 15%), 주행세 137.54원(교통세의 26%)을 포함해
ℓ당 745.89원은 휘발유 공급 가격에 고정적으로 부과된다.
여기에 세전 정유사 공급가에 각종 세금을 더한 값의 10%가 부가세로 붙는다.
따라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수록 세금이 더 많이 걷히게 되는 구조다.
일본의 기름값이 안정된 것은
우리나라와 달리 유류세가 ℓ당 53.8엔으로 고정된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유사 역시 기름값이 오르면 이윤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우선 정유사들은 일정비율의 정제마진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매출 총액이 증가하면서
이윤의 폭도 그만큼 더 늘어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유사·주유소의 휘발유 마진은 2010년 월평균 ℓ당 152원이었지만
정유사들의 '100원 인하 조치'가 끝난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간 월평균 158원으로 6원 증가했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얘기다.
정유사들은 과거 IMF 구제금융 이후 환율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철저한 환헤지를 해오고 있어
기름값 폭등이 고환율 탓이란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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