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명 무한추적팀 "네가 숨긴 재산을 알고 있다"
한국경제 입력 2012.02.28 18:31 수정 2012.02.29 02:30
인사이드 Story - 국세청, 호화생활 고액체납자 색출
1억 이상 체납자 4816명·미납 세금 2조 넘어
친인척에 숨기고 해외로 빼돌린 재산 환수
사채업을 하는 A씨는 종합소득세 등을 내지 않아 이름까지 공개된 상습 체납자다.
그는 국세청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는 곳을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국세청은 3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A씨와 동거 가족 실태를 밀착 감시했다.
몇 달 동안 쫓아다닌 결과 자녀는 해외유학 중이고 A씨는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었다.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세청은 A씨의 소득 발생처를 추적,
부동산 투자개발회사인 B법인에 A씨의 미회수 투자금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세청은 법원에 압류금 지급 청구소송을 내고 B법인의 채권을 가압류, 15억원의 국세채권을 확보했다.
임대업자 C씨는 2010년 45억원 상당의 건물을 판 뒤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현장 추적을 해보니 그는 고급빌라에 살고 고가의 수입자동차를 몰고 다녔다.
국세청은 부동산 매각대금을 배우자가 경영하는 부동산업체로 빼돌린 것을 캐냈다.
국세청은 C씨를 상대로 소송을 내 15억원의 국세채권을 확보하고 C씨와 배우자를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했다.
국세청이 고액의 세금을 체납했으면서도 국내외에 재산을 숨겨놓고 호화생활을 하는
'반사회적 부유층 체납자' 색출에 본격 나섰다.
국세청은 28일 서울 수송동 청사에서 전국 징세분야 간부와 소속직원 2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 발대식을 갖고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체납 근절을 다짐했다.
이현동 청장은 격려사에서
"아무리 교묘하게 재산을 숨겨도 국세청이 반드시 찾아내 끝까지 징수한다는 인식이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열정과 사명감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무한추적팀은 작년 2월 가동에 들어간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17개팀 192명으로 확대 개편해 구성됐다.
전국에서 체납세금 정리와 은닉재산 추적에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우수 인력으로 짜였다.
이들은 지방청 징세법무국장 직속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된다.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에는 이들을 지원할 전담 변호사가 배치된다.
중점 관리 대상은
△ 숨긴 재산으로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
△ 신종 수법 등을 동원한 지능형 체납자
△ 통상적인 추적조사로 대응하기 어려운 초고액 체납자
△ 역외탈세 관련 고액 체납자 등이다.
부동산 투기자,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대기업 사주로 호화·사치생활을 누리는 반사회적 고액 체납자에 대해선
서면분석과 금융조회, 현장 추적활동을 다각적으로 벌인다.
동거가족, 친인척 등 재산은닉 방조자의 주소지와 사업장 등에 대한 재산수색과 자금출처 조사도 함께 실시된다.
특수관계법인과의 위장거래, 주식 명의신탁 등 지능적·악의적 체납자에게는 철저히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체납처분 회피행위는 고발하고 전담 변호사를 배치해 사해행위 취소소송, 채권자 대위소송 등 민사소송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국적 세탁 등을 이용해
재산을 국외로 불법 반출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다.
체납자의 배우자 등 동거가족의 출입국 내역을 분석하고 국외 파견요원을 통한
재산현황, 현지 생활실태도 감시하기로 했다.
국외에서 발견된 재산은 국가 간 징수공조와 법적 대응을 통해 징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억원 이상 세금 체납자는 4816명,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2조370억원에 달한다.
강동균 기자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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