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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사용량 똑같은데… 왜 우리 아파트 전기료는 비싸지?

기산(箕山) 2011. 1. 12. 01:04

전력사용량 똑같은데… 왜 우리 아파트 전기료는 비싸지?

                                                              한겨레 | 입력 2011.01.11 20:20 | 수정 2011.01.11 21:00

 

아파트 단지별 단일계약땐 주택용 고압요금 적용돼

세대별 계약보다 20%저렴 공동시설요금 많을땐 불리

어느쪽이 유리한지 살펴야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사용량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력예비율이 떨어지는 만큼 정부와 한국전력의 고민도 크겠지만,

그만큼 전기요금을 더 내야하는 가정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파트의 경우 계약방식만 잘 선택해도 전기요금을 꽤 아낄 수 있다.

■ 종합계약은 '소매', 단일계약은 '도매'

 

 

 

 

 

 

일반주택의 경우 개별 세대별로 전기요금이 부과되지만,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전기사용 계약 방식이 크게 종합계약과 단일계약 두가지로 나뉜다.

 

종합계약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개별 세대들의 전기사용량을 검침해 한전에 알리면,

한전이 각 세대들에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내는 방식이다.

대신 엘리베이터 등 공동설비 사용량은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용 전력요금으로 계산한다.

이에 반해, 단일계약은 아파트 단지가 계약 당사자다.

한전은 단지 전체 사용량을 세대수로 나눠 요금을 매긴 뒤 다시 세대수만큼 곱한 전기요금을

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의)에 부과하고,

전체 요금을 통보받은 관리사무소는 사용량에 따라 각 세대에 요금을 부과한다.

 

종합계약이 개별 세대가 직접 전기를 구매하는 소매라면,

단일계약은 관리사무소가 전기를 도매로 구입하는 방식인 셈이다.

그런데 종합계약에는 일반 주택과 똑같은 주택용저압 요금이 적용되지만,

단일계약은 주택용고압 요금이 적용돼 20~25%가량 싸다.

 

아파트 자체에서 전기 사용량과 누진율을 계산해

세대별로 전기요금을 부과하고 징수하는 만큼 혜택을 주는 셈이다.

■ 계약방식 바꾸려 서명운동 나서기도

결국 공동설비 요금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단일계약이 주민들에겐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관리사무소로서는 번거로운데다,

대부분 주민들이 전기요금체계에 큰 관심이 없어 종합계약을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4424세대 규모인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주민 이목(50)씨는 최근 주민들을 상대로 전기사용 계약 변경 서명을 받는 중이다.

이씨가 한전 사이버지점에서 요금을 계산한 결과

2009년10월~2010년9월 1년 동안 은마아파트는 31억4200만원의 전기요금을 냈는데,

단일계약을 맺었을 경우엔 금액이 27억200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계약을 유지해 한해 동안 단지 전체로는 4억4000만원,

개별 세대들은 10만원씩 더 지출한 셈이다.

이씨는

"아파트 단지 전체로 보면 최근 3년 동안 전기요금을 10억원 이상 더 냈다"며

"계약방식만 바꾸면 아낄 수 있는 돈인 만큼

지금이라도 계약방식 변경을 위해 서명운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국 아파트 가운데 390만세대가 단일계약을, 253만세대는 종합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세대수와 공동설비 사용량에 따라 어느 쪽이 유리한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한전 사이버지점(www.cyber.kepco.co.kr)에서 요금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