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단독] 현장 목격자 있다

기산(箕山) 2008. 7. 13. 01:06

[단독] 현장 목격자 있다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7.12 10:41 | 최종수정 2008.07.12 20:31


대학생캠프 참석 20대…200~300m 떨어진 곳서 지켜봐
"동틀무렵 검정옷 여성 북쪽으로 산책
동틀 무렵에 10초간격 '땅·땅'…비명
사람쓰러지고 숲속 군인3명 뛰어나와"


금강산 관광객 박아무개(여·53)씨의 피격 현장 근처에서
북한군이 쏜 총소리를 듣고 박씨가 쓰러진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 금강산해수욕장 해변숙소에 머물렀던
이인복(23·경북대 사학과)씨는 11일 밤 < 한겨레 > 와 전화통화에서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석차 현장에 있었다"며
"새벽에 일출을 보려고 해변에 있었는데 수건으로 보이는 흰색 물체를 두르고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한 중년 여성이 산책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밤 박씨 주검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한 관계자가
"박씨가 상·하의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다"는 설명과 일치한다.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망… 사고추정 지점

(구글어스)

 
"해변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 있었다
어렵지 않게 사고현장까지 갈수있어
실개천 하나 있는데 깊지 않아 보여"


이씨는
"동틀 무렵에(4시50분께) 그 여성이 해수욕장 남쪽에서 북쪽으로 걸어 올라갔고,
한참 후에 10초 정도의 간격으로 '땅' '땅'하는 총성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비명과 총성이 난 쪽으로 가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곧이어 숲속에서 군인 3명이 뛰어나왔다"며
"사고 현장에서 200~300m 떨어진 곳에서 지켜봤는데,
군인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기 위해서인지 쓰러진 사람을 손으로 밀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북한 군인들의 훈련이나 내부사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쪽으로 돌아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서야 (내가 본 광경이)
한국인 관광객이 숨진 것인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변에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가 있었다"며
"계속 현장을 보고 있는데 군인들의 시선이 느껴져 숙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그쪽(사고 현장)까지 갈 수 있었고,
실개천이 하나 있는데 깊지 않아 보였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현대아산 쪽으로부터 전화가 와 내가 본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9일 2박3일 일정으로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석했다 이날 오후 남쪽으로 돌아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피격현장 목격 이인복씨 “총성뒤 군인들이 확인”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7.13 18:43

 

금강산 여행 도중 피격 현장을 목격한 이인복씨(23·경북대 사학과 2년·사진)는

13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5~10초 간격으로 2발의 총성과 비명소리를 들었고,

소리 난 쪽으로 가보니 누군가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초록색 축구장 펜스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경계선일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경고 문구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목격 당시 상황은 어땠나.

"11일 동이 틀 때쯤 일출을 보려고 해안가에 혼자 앉아 있었다.

위·아래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여성이 내 앞을 지나 북쪽으로 걸어갔다.

 

한참 후 5~10초 간격으로 2발의 총성과 비명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약 1.5m 높이의 모래언덕 위에 올라가 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숲속에서 군인 3명이 뛰어나와 살았는지 확인하려는 듯 건드리고 있었다.

300~400m 떨어져 있었지만 대략의 상황은 볼 수 있었다.

모래언덕에서 상황을 봤을 땐 날이 훤히 밝아 있었다."

-같은 관광객일 것이란 생각을 했나.


"못했다. 북한군의 내부 상황일 거라고 생각했다.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소식을 듣고 알게 됐다."

-북측 경고방송을 들었나.


"총소리 전에 무슨 소리를 듣긴 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잘 안들렸다.

북한 마을 쪽에서 하는 아침 선전방송인 줄 알았다."

-펜스나 경고 문구를 봤나.


"군사경계지역의 펜스라고 하면 철조망을 생각하는데,

초록색 축구장 펜스가 있으니까 그게 경계선인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안전교육은 받았나.


"우리는 받은 적이 없다.

군사시설 쪽으로 사진을 찍지 말라는 등의 주의사항은 들었다.

숙소에서도 따로 관광객 통제선이 있으니 그 쪽으로 가지 말라든지 하는

교육은 받은 적 없다."

-사고 현장은 접근하기 쉬웠나.


"펜스를 넘지 않더라도 내가 올라갔던 모래언덕은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지역으로 보였다.

지형상 해수욕장을 따라 발을 적실 요량으로 걸었다면

자연스럽게 가 닿을 수 있는 곳이었다."

< 백승목·이로사기자 >

 

 

금강산 피격 목격자 "10초 간격 두 발의 총성"

                                        MBC | 기사입력 2008.07.12 22:30 | 최종수정 2008.07.12 23:30


 

 

[뉴스데스크]

◀ANC▶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어떻게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졌는지,
당시 상황을 가늠케 하는 목격담이 나왔습니다.

사건 현장 가까이에 있었던 한 관광객은 두발의 총성과 비명 소리를 들었고,
쓰러져 있는 박 씨를 봤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첫 소식은 김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금강산 대학생 캠프에 참가했던 경북대 2학년 이인복 씨,
이 씨는 어제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해변숙소 앞 바닷가에 나왔다가
박왕자 씨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INT▶ 이인복 / 경북대 사학과
"제 앞으로 어떤 여성분이 지나가셨는데 그 쪽으로
(군사경계구역 쪽) 올라간 건
그분 밖에 안 계시고 돌아오는 것도 못 봤고,

아래위로는 검은 색 운동복..."
박 씨가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10초 간격으로 두 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INT▶ 이인복
"그러고는 총성도 2발이 났고, 비명소리도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간 이 씨는
자유구역과 군사경계 구역 사이에 있는 녹색 울타리 너머에 쓰러져 있는
박 씨를 목격했습니다.

◀INT▶ 이인복
"펜스의 연장에 모래언덕이 있는데 모래언덕에서 봤을 때는 3백 미터, 4백 미터 됐고,
산에서 군사 3명이 사람이 쓰러진 곳으로 뛰어 나오더라고요.
군인들이 달려와서 쳐다 보면서 아래를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하고..."
하지만, 북한 내부 사정일 것이라 생각했다는 이 씨.

◀INT▶ 이인복
"그쪽에서도 저를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내부사정이겠거니로만 생각하고 숙소에 돌아와서 쉬었다."
이 씨는 남쪽으로 돌아와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뒤에야 자신이 목격한 상황을 알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김은혜 기자 grace@im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