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

한 낮의 흔들림

기산(箕山) 2006. 9. 21. 09:36
  
한 낮의 흔들림.........
 
창조적인 소수 엘리트가 역사를 이끌어 왔다는 사실은 진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한다.   누구나 현재의 
위치를 지키려 하는 것은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처럼 확고하다. 
어느 시대이든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나타나고 공감을 형성하는 폭이 
깊고 넓어지면 그 방향으로 변화된다. 
마치 우리가 진화의 과정과 결과에 의해 지금의 지적인 인간이 된 것처럼...
그래서 현대문명이 탄생한 것처럼.....
가끔은 젊은이들의 사고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어쩌면 
변화하기 싫어하는 내 스스로의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난 보수적인 사람은 
아니며 형식보다는 내용에 가치를 두며 자유를 원하고 즐기는 편이다.
진보는 개혁성향이 뚜렷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며 보수 또한 지키려고만 하는 
것도 아니어서 보수와 진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힘들다.
조선시대는 그야말로 초근목피의 시대다.
그 가난한 왕조가 500년을 지켜온 것은 누구라도 공감하는 선비정신이다.
선비는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으로 사전에 나와 있지만 올바른 
기술은 아닌듯 싶다. 
선비에게 가장 중요한 정신은 知行이다. 
행하지 못하는 공부는 아무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조선의 역사는 탄핵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략 6500건의 탄핵사건이 있었고 주로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관장하였다. 
지금의 검찰청과 감사원이다. 물론 그렇게 많은 탄핵상소는 그 대상이 고위 
공직자에게 모두 해당되었기 때문이다.
선비는 뜻을 숭상하고(尙志), 배움을 돈독히 하며(敦學),예를 밝히고(明禮),
의리를 붙들며(秉義), 청렴함을 긍지로 여기며(矜廉) 부끄러워 할 줄 안다(善恥).
그러나 세상에는 흔하지 않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연구와 관련해서 참으로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다시 문사철(文史哲)을 생각한다.
자연과학의 기초인 수학.물리학은 어려워서 외면하고,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돈벌이가 안된다고 멀리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물질문명의 혜택속에 흥청망청하는 천박한 문화에 우리는 어떤 기대를 걸고있는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차치하고서라도 그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文史哲일지도 모른다.
文學은 언어의 공장이며 우리는 문학을 통해 우리의 고귀하고 독특한  언어로 이 
세상을 노래하며 자연과 대화한다.
曆史는 경험의 공장이다. 역사를 통하여 우리는 과거를 보며 미래를 예측한다.
哲學은 超越의 공장이다. 철학을 통해 우리는 올바르게 가치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시 100편은 기본적으로 암송해야 하며 문학책 300권을 읽고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어야 시대의 흐름속에 역사를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문사철 600에 매달릴 수는 없지만 지금 난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생 중에 문사철600에 이르는 학생이 천 명 정도만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란 확신이 든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짓지 않아도 우리가 기본적인 인문.사회 분야에도 적극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학과 물리학과 한문에 대한 기초만을 겨우 공부한 나는 암기를 싫어한다.
원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기에 급했고 과학영재를 맡고 부터는 창의성을 매우
강조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만한 시 한편을 암송하지는 못해도
간간히 내가 좋아하는 이태백의 호탕하고 낭만적인 시와 도연명의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깃든 시를 들려준다.
가을로 가는 길목이지만 한 낮은 아직 덥다.
5교시 부터는 아이들이 물리 수업에 힘들어 할 때이다. 
잠시 내 머릿속의 이성과 가슴속의 신비가 어지럽게 교차되어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자연의 에너지와 장자의 호접몽이 서로 춤추며 나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과제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흔들리는 바람에 가을인데도  꽃비가 내린다.... 非夢似夢이다...헤롱~~~
 

                     강호연파  |  글쓴이 : 국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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