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리야 성
스리랑카를 지배했던 고대 왕조의 도시, 하늘에 떠있는 성, 시기리야.
광활한 밀림 평원 속에 갑자기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그리고 그 위에 지은 궁전.
그리고, 시기리야의 바위는 코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기묘한 성채는 5세기께, 싱할라왕조의 카샤파1세란 왕이 지었다. 시기리야란 이름은 `사자 바위'란 뜻.
사자의 모습을 한 저 높은 절벽 위에 왕은 굳이 궁전을 올려세웠다.
해발 370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사방이 낭떠러지이고,
주변에 아무런 높은 봉우리가 없어 그야말로 전망대같은 궁전이 탄생했다.
바라 보면서도 궁금했다.
저렇게 깎아지른 절벽을 올라가는 궁전이라니.
궁금함과 진입부의 아름다운 정원의 흥취가 묘하게 섞이면서
성을 향해 걸어갔고, 사자의 성은 점점 더 나를 압도하며 다가왔다.
제법 긴 평지 정원을 지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기리야의 유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석 암반에 다듬은 돌,
그리고 벽돌이 섞이면서 만들어내는 세월의 풍경이 매력적이었다.
습한 기후 때문에 벽돌에는 연두색 이끼들이 가득했다.
돌과 이끼가 어울리는 모습, 벽돌이 만들어내는 패턴은 언제나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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