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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공 '나노캡슐' 제조기술

기산(箕山) 2007. 3. 17. 00:29



쿠크비투릴 분자는 호박 모양이다(왼쪽).

쿠크비투릴이 링커분자의 도움으로 속이 빈 구를 형성하는 과정(가운데)과

표면에 구조물을 붙인 쿠크비투릴 나노캡슐(오른쪽).


쿠커비투릴 분자들을 이어서 만든

‘줄줄이사탕’(위)과 ‘목걸이’(가운데)모양.

쿠커비투릴은 작은 분자를 가두고 내보내는

분자술통(아래) 역할을 한다.

쿠커비투릴’로 세계를 잡아라.

포스텍(
포항공과대학) 화학과 김기문 교수팀이 만든 나노캡슐 제조법이
전세계 과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구팀은 ‘쿠커비투릴’이라는 분자를 서로 이어서 속이 빈 나노 크기의 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아직 논문으로 발표되기 전인데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사이언스데일리, 케미 등
주요 과학 사이트들이 연이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케미스트리 월드’는 최근호에서 ‘약물 전달에 적합화된
나노 호박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과학자들이 만든 속이 빈 분자 공이 앞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캡슐로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교수팀의 연구는 독일의 화학 저널 ‘안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에 오는 4월 표지
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논문의 제1저자는 김동우 박사이며 온라인판은 인터넷에 미리 게재됐다.

◇‘쿠커비투릴’이란=
 
100년 전 독일의 한 과학자가 글리코루릴과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 만든 무색의 결정이다.
이 물질은 강알칼리, 강산에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안정한 화합물이었으나 당시로서는
실체나 구조를 알지 못해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

1981년
일리노이 대학의 모크 교수는 X레이 회절법을 이용해 이 물질이 ‘글리코루릴’이라는
분자 6개가 이어진 거대한 고리화합물임을 밝혀냈다.
분자구조가 호박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 호박의 학명 ‘쿠커비타세’와 ‘글리코루릴’의 뒷글자를
따 쿠커비투릴이라 명명됐다.

쿠커비투릴은 그림처럼 위 아래가 뚫려 있는 고리화합물이다.
호박에 비유하자면 호박의 위, 아래 부분을 편편하게 잘라내고 속을 긁어낸 형태라고 보면 된다.
호박속을 긁어내 생긴 빈 공간은 위에서 보면 육각형이다.
쿠커비투릴은 아래 위에 카르보닐기가 있어 유기 암모늄 이온이나 알칼리 금속 이온을
강하게 붙잡을 수 있다.

김교수는 쿠커비투릴이 특정 조건에서 서로 쉽게 붙으며 다양한 분자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을
발견했다.
쿠커비투릴 분자들을 줄줄이 연결해 분자사슬, 분자목걸이를 만들었다.
또 쿠커비투릴을 구성하는 글루코루릴의 숫자를 조정해 5각형짜리, 7각형짜리, 8각형짜리 등
다양한 동족체를 만들었다.

◇쿠커비투릴 나노캡슐, 어떻게 만드나=
 
기존의 나노캡슐은 만들기가 어려웠다.
공 모양의 구조물(주형)을 먼저 만들고 바깥을 씌운 다음 안의 구조물을 녹여내야 했다.
그러나 쿠커비투릴은 용액 안에 넣어놓으면 스스로 공 모양으로 뭉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쿠커비투릴 나노캡슐을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쿠커비투릴 분자를 메탄올 용액에 넣은 후 자외선을 쬐어주면 끝.
20시간 후에 용액을 열어보면 분자들이 서로 연결돼 속 빈 공이 만들어져 있다.
공 하나의 크기는 50~500나노미터(nm).
하나의 구에 3000~5000개의 쿠커비투릴 분자가 들어간다.
이들 분자는 처음에는 얇은 판 모양의 고분자 ‘조각’을 만들고, 그 조각들이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자발적으로 구(球)를 형성한다.

쿠커비투릴 나노캡슐의 핵심은 ‘공간’과 ‘구멍’에 있다.
이 나노캡슐은 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어떤 물질을 가둬놓을 수 있다.
또 쿠커비투릴로 만들어진 덮개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우리가 원하는 구조물을 붙일 수 있다.
결국 안이 빈 ‘공간’과 덮개에 뚫린 ‘구멍’이 이 구조물의 핵심인 셈이다.

◇향후 이용은 어떻게=
 
쿠커비투릴은 먼저 의학분야에서 크게 활용될 전망이다.
쿠커비투릴은 생체막과 유사한 리포좀을 형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리포좀 표면에 유도 장치를
도입해 특정한 세포에만 결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 몸 안의 특정 위치에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전달 매체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연구팀은
구강암 세포를 잘 인지할 수 있는 물질을 나노캡슐의
표면에 박아 넣었다.
나노캡슐 안에 항암제를 넣은 후 이 캡슐이 인체 내의 특정 부위에 도달하면 안에 있는 약물이
흘러나오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쿠커비투릴은 또 전자공학이나 정보통신에서 다양한 기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유리판, 실리콘, 실리카젤 등의 표면에 쿠커비투릴을 부착하면 특정 물질을 잘 감지하거나
분리하는 데 유용하다.

장기적으로는 실리콘을 대체하는 분자기억장치를 만들 수 있다.
김기문 교수는 “분자를 실을 이용해 구슬처럼 꿰어두었다가 전기가 흐르면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 수 있다”며 “실리콘 기판의 경우 선폭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분자의 구조를
이용하면 기억 소자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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