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새 급등한 등윳값.. 에너지 빈곤층의 '추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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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급등한 등윳값.. 에너지 빈곤층의 '추운 봄'
황다예 입력 2022. 03. 30. 21:30 수정 2022. 03. 30. 22:06
[앵커]
한 편에선 난방용으로 등유를 쓰는
저소득층 가구들이 시린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 오름세에 반 년 사이 등유 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도 등유는 빠졌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농촌 마을에 사는 김정식 씨는, 요즘 물을 끓여 세수를 합니다.
기름 보일러에 쓰는 등윳값이 너무 올라서입니다.
뇌경색을 앓고 있어 따뜻한 물로 씻어야 하는데,
기름값 때문에 샤워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보름에 한 번씩 물을 좀 데워갖고 이제 좀 씻고, 이렇게 샤워하고…."]
등유 2백리터 한 드럼을 사면 한 달 정도 씁니다.
이곳에선 반년 사이
등유 한 드럼 값이 18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는 한 달에 58만 원을 생계급여로 받는데,
절반이 기름값으로 나갑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도시가스는) 한 달에 5~6만 원만 나간다고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5~6만 원만 내면 걱정을 안 하죠.
30만 원이라는 게, 참 너무나 이게 진짜 암담한 현실이죠."]
이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 44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김 씨처럼, 등유보일러를 씁니다.
등유에 붙는 세금을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부는 이미 법정 최대폭인 30%까지 깎아주고 있어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동절기에 저소득층이 연탄이나 기름 등
연료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액을 기존보다 8% 정도
올렸습니다.
활동가들은 이 정도 인상액으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10월부터 4월까지 실질적으로 난방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한 달에 사실 2만 원도 되지 않는 정도밖에 책정돼 있지 않다는 거죠."]
등유 소비량의 64%는
도서 지역과 저소득층 주민 등의 난방용으로 사용됩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
촬영기자:김종우 황종원/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채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