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2~3명, 가족과 연 끊어
https://news.v.daum.net/v/20210720155513693
미국인 10명 중 2~3명, 가족과 연 끊어
우어진 입력 2021. 07. 20. 15:55 수정 2021. 07. 20. 16:54
개인주의 만연… 자기와 의견 다른 가족 "안 보는 게 편해"
'가족 소원화' 문제, 학교가 적극 개입해 방지해야
미국인 27퍼센트가 가족과 연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넬대학교 사회학과 칼 필레머 교수가
미국인 1천340명을 대상으로 ‘가족 소원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이다.
가족소원화란 가족 구성원끼리 정서적, 물리적 연결을 끊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문제에 대해선 입을 열기를 꺼려한 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미국인이 가족과 연을 끊고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칼 필레머 교수는 2020년 9월 출간된 그의 저서
(Fault Lines: Fractured Families and How to Mend Them)에서 밝혔다.
가족 붕괴 문제의 다른 원인 중 하나인 이혼율은
미국에서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소원화는 증가 추세에 있는데,
필레머 교수의 설문조사 외에도 다양한 연구에서 가족 소원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학술지 '심리학 및 행동 과학 저널
(Journal of Psychology and Behavioral Scienc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과 대학원생 3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7퍼센트의 학생들이 가족소원화를 겪은 적이 있으며,
아버지와 연락을 끊은 경우가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천600 가정의 가족 문제를 상담한 심리 상담가 콜만 박사는
2021년 3월 출간된 그의 저서 ‘가족소원화의 법칙들
(Rules of estrangement)’에서 자식이 부모와 연을 끊는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개인주의가 더욱 만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부모와의 불화나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자식들이 많았지만 요즘 세대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가족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의 행복과 성취를 부모 봉양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가족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하는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둘째로, 해로운 관계는 끊어 버리라는 극단적 조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행복감을 주지 않는 관계는 정리하라는 자기계발서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정불화 문제로 온라인에
조언을 구하면 부모를 범죄자나 악마 취급하며
심지어 가출을 권하는 익명 댓글이 흔히 달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콜만 박사는
심리상담가들이 상담 온 자녀의 말만 듣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담가가 부모 측의 입장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은 채
부모와의 갈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느끼는 자녀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경우 문제 해결책은 가족 소원화밖에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소원화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가 가족소원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 문제가 매우 은밀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서류 상으로는 가족이 평범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곤 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 가정에서 가족소원화가 진행 중인건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자선단체 스탠드 얼론의 홈페이지 ©Stand Alone 2021
영국의 자선단체 ‘스탠드 얼론(Stand Alon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소원화를 겪는 대학생 중 14퍼센트는 노숙 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학 자퇴율도 가족의 지원을 받는 학생들보다 3배나 높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영국 64개 대학교는
‘스탠드 얼론’과 함께 가족소원화를 겪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탠드 얼론’의 도움으로 가족 소원화 문제를 딛고 일어선
영국 케임브리지 대 학생 쉐리 씨는
“학교가 가족 소원화를 겪는 학생들을 신경쓰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런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다”며
학교가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미시간 = 우어진 글로벌 리포터 wj0733@naver.com
■ 필자 소개
현직 교사
교육 평가 및 교육 연구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