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내로 '에어컨 없이 못 사는 행성' 된다는데.. '냉방 사각지대'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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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내로 '에어컨 없이 못 사는 행성' 된다는데..
'냉방 사각지대'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07. 11. 21:17 수정 2021. 07. 11. 21:55
선진국 일부 축사에만 에어컨 설치
닭 산란 줄고 돼지 체중 감소 초래
야생동물 떼죽음 생태계 파괴 우려
[경향신문]
호주의 한 농장에서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마시는 소.
앞으로 폭염이 극심해지면서 가축 등 동물의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호주 주정부 제공
기후변화가 통제되지 않으면
이번 세기말에는 지구 땅의 최대 70%가 에어컨 필수 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더위에 대한 내성이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가축 등 동물에 대한 냉방 대책은 미비해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축을 통한 식량 생산량이 떨어지고, 야생동물의 떼죽음으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뮌헨공대 등의 과학자들은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네터리 헬스’를 통해
기후변화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면
세기말 지구 땅의 45~70%에선 에어컨 없이
사람이 살 수 없을 거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이 비율은 12%에 그친다.
수십년 내에 지구가 사실상 ‘에어컨 행성’이 되는 셈이다.
에어컨이 필요한 데엔 이유가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습도가 100%에 육박하는 축축한 환경에 처한 사람은
31도에서 6시간 이상 노출되면 건강에 이상이 온다.
습도가 50% 수준인 건조한 환경에서도 42도에서
같은 시간을 버티는 게 인간의 한계다.
이는 운동선수 수준의 매우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2010년대 들어 지구는 거의 매년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연구진이 ‘한계’라고 말한 기온을 넘는 일이 다반사가 되면서
살아남기 위해 에어컨을 갖춰야 하는 여건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만 에어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구상에 사는 가축 수십억마리도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더위를 탄다.
연구진은
“사람은 물론 소, 돼지, 가금류 등이 살아가는 데 적정한 온도는
모두 17~24도”라며
“이 온도가 넘어가면 열 스트레스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어컨은 일부 선진국의 제한된 축사에 설치돼 있다.
유전적으로 더위에 더 잘 견디는 품종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더위가 심해지는 속도와 범위를 따라잡긴 어렵다.
이 때문에 폭염은 가축의 생산능력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폭염에 노출된 닭은 알을 잘 낳지 못하고, 돼지는 체중이 감소한다.
젖소의 우유 생산량은 최대 20% 줄어든다.
식량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더위에 가축들이 괴로워하며 동물복지 측면에서도 취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야생동물이다.
야외에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에어컨 제공 같은 지원이 아예 불가능하다.
비극은 현실화하고 있다.
2018년 42도를 넘는 폭염이 이틀간 호주 전역에서 이어지자
2만3000마리에 달하는 박쥐가 떼죽음했다.
연구진은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럿을 통해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대부분의 동물이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받거나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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