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관

백신으로 일상회복?.. 아시안들은 일상이 무섭다

기산(箕山) 2021. 6. 13. 01:14

https://news.v.daum.net/v/20210612202812219

 

백신으로 일상회복?.. 아시안들은 일상이 무섭다

 

                                                                                 박성호 입력 2021. 06. 12. 20:28

 

 

 

[뉴스데스크]

 

◀ 앵커 ▶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미국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선 거리두기가 사라졌고, 학교도 가을이면 완전히 문을 여는데요.

다시 찾은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미국인들 속에서 유독 집밖으로 나가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아시아계 사람들인데요.

왜 그런 건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시가 돌아왔습니다.

 

워싱턴DC와 시카고는 오늘

레스토랑, 술집의 인원 제한과 거리두기 조치를 전부 없앴습니다.

 

코로나 이전처럼 집 밖에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 많은

미국인들은 들떴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다릅니다.

 

증오 범죄 걱정으로 예전처럼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뉴욕으로 출근하는 일부 아시아계 여성들은

지하철 대신 값비싼 택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스 배/뉴욕 모 병원 간호사]

"신변의 위협을 실제로 느끼기 때문에 돈을 절약하기보다는

차라리 안전하게 가자는 쪽으로."

 

길을 걷는 게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쉽게 가실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레이스 배/뉴욕 모 병원 간호사]

"맨해튼에 같이 사는 친구들 중에 길 가다가 누군가가 나에게

갑자기 뺨을 때렸어, 그런 얘길 더 많이 들었어요."

 

가을이면 완전히 대면 수업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이

열네 살 소녀에게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코로나 이전엔 주말마다 학교에 하프 교습을 받으러 엄마와

뉴욕 지하철을 탔지만, 이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유니스 박/줄리어드 예비학교 학생]

"엄마랑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무서워요.

지하철이든 거리에서든요."

 

다시 지하철 플랫폼에 안심하고 설 수 있을까.

어린 학생은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증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유니스 박(유튜브 영상 'My Tears of Fear' 내레이션)]

"내 부모님이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내 친구가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내가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실제로 교육 당국의 조사를 보면

중학교 2학년의 대면수업 등록 비율이 백인은 54%지만,

아시아계는 불과 18%로 집밖에 나오는 걸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정상적인 삶으로의 복귀가 많은 아시아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인종적 편견에는 백신도 없다"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임상기·이상도(워싱턴)/영상편집: 오유림/화면 출처: 유튜브(Eunice Park))

박성호 기자 (shpark@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