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눈폭탄·강추위라니.. 예년과 다른 날씨, 왜?
news.v.daum.net/v/20210510172947340
5월에 눈폭탄·강추위라니.. 예년과 다른 날씨, 왜?
박지영 기자 입력 2021. 05. 10. 17:29 수정 2021. 05. 10. 17:47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추운 5월 아침' 기록
기상청은 "기후 변화로 단정짓기는 일러"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박모(25)씨는
최근 아침마다 옷을 고르는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5월인데 올해는 유난히 추운 것 같다는 게 그 이유다.
박씨는 “요즘 날씨가 이상해서 아침마다 날씨를 필수로 확인한다”며
“가끔 집에서 나왔다 추워서 다시 두꺼운 겉옷을 챙기러 집으로
들어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맘때쯤이면 우리나라는 벌써 여름만큼 더웠던 거 같은데
진짜 날씨가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일부 지역에서 5월 역대 최저기록을 경신하는 등 기온이 크게 떨어진 6일 오전
서울 광화문사거리 인근에서 긴 옷을 입은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년과 달리 5월 들어서도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재난을 초래할 기후 위기의 징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계절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저온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6일 오전 6시 기준 각 지역별 아침 기온은
강원도 추풍령 1.7도, 경남 함양군 1.3도, 경북 청송군 1.2도 등을
기록했다.
특히 추풍령의 아침 기온은 1935년 9월 1일 관측을 시작한지
86년만에 가장 낮았다.
종전 기록은 2014년 5월 7일의 1.7도였다.
이 날 아침 강원 산지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얼음이 얼기도 했다.
눈이 쌓인 2일 구룡령의 모습. 5월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것은 1999년 이후 22년 만이다.
/ 연합뉴스
이달 초에는 1999년 이후 22년만에 대설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 1일 밤부터 2일 오전까지 강원도 중북부 산지에는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
구룡령에 18.5cm, 대관령에 1.6cm의 눈이 쏟아졌다.
지난달에는 갑작스러운 한파주의보도 발령됐다.
4월 14일 아침 기온은 13일보다 10도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 10년 중 가장 늦은 시기에 발령된 한파주의보였다.
5월 들어 포근한 날씨를 예상하고 나들이 계획을 세웠던 시민들은
추위가 계속되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난 주말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 직장인 김모(25)씨는
“5월인데 너무 추워서 경량패딩을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와 황사도 너무 심해 케이블카 예약도 취소했다”며
“강풍도 계속돼 요트를 탈 때 파도도 높더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기 제주도를 방문한 민모(27)씨 역시
“우리나라 최남단인 제주도도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월 기온이 평균보다 낮지만, 기후 위기로 보기는 이르다고 설명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5월 들어 저온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상에서 5km 상공에 있는
한기가 자주 내려왔기 때문”이라며 “일시적인 저온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동안의 날씨만 가지고 이상 기후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다시 기온이 빠르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5월까지는 계절이 변하는 시기에 해당돼
추위와 포근한 날씨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기상청의 설명에 대해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전공 교수는
“현재 날씨가 예년과 비교해 특이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달 내내 추위가 계속된다면
기후 변화의 결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